고민정 ‘능력주의’ 비판에…김근식·전여옥·진중권 의견은?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6-17 16:32수정 2021-06-17 16:55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 동아일보DB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인문학 책인 ‘공정하다는 착각’을 인용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듯한 글을 올린 것을 두고 여러 말이 나왔다.

정치학자인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마이클 센델 교수의 책 ‘공정하다는 착각’은 정당한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게 아니다”면서 “고민정 의원이 책을 제대로 읽었는지 궁금하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공정하다는 착각’ 속 글을 옮겨 적었다. 고 의원이 공유한 문장은 “능력주의 윤리는 승자들을 오만으로, 패자들은 굴욕과 분노로 몰아간다”, “능력주의적 오만은 승자들이 자기 성공을 지나치게 뻐기는 한편 그 버팀목이 된 우연과 타고난 행운은 잊어버리는 경향을 반영한다” 등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표의 능력주의를 간접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교수는 고 의원이 올린 페이스북 게시물을 두고 “(‘공정하다는 착각’은) 미국 사회의 ‘잘못된’ 능력주의, ‘불공정한’ 능력주의를 비판하면서 이를 이유로 트럼피즘과 같은 포퓰리즘의 득세를 비판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이 책은 미국 대입사례를 들면서 기회와 조건의 구조적 불평등에도 불구하고 마치 공정한 입시결과인 것처럼 정당화하는 왜곡된 능력주의를 비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기사
김근식 경남대 교수. 동아일보DB
그는 이어 “2009년 미국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명문대 입시브로커 윌리엄 싱어 사건이 대표적인 특권층 엘리트의 불공정 입시비리”라며 “거짓 능력주의가 마치 공정한 능력주의인 것처럼 호도하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같은 강남 좌파 특권층의 입시비리 의혹이 정당화되는 것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남 사는 사람들이 그 정도는 다하는 것’이라며 조국의 입시비리 의혹을 당연한 일로 치부하는 조국 사수대와 진보 특권층이 오히려 이 책을 읽고 반성해야 하는 것”이라며 “정유라가 ‘돈 많은 부모 만난 것도 능력’이라는 것처럼, 조국의 입시비리 의혹을 당연한 것으로 비호하는 조국 사수대들이 읽고 반성해야 할 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 책이 마치 이준석 대표의 ‘공정한’ 능력주의 주장을 비판하는 것처럼 오도하는 것이야말로, 능력주의에 대한 고 의원의 ‘착각’이자 이 책에 대한 ‘오독’”이라며 “제대로 된 능력주의라도 바로 서도록 하는 게 지금 우리 젊은이들의 소망”이라고 밝혔다.

전여옥 전 의원. 네이버 블로그

전여옥 “고민정, 대통령 ‘무능’ 때문에 피해 입고 있는데 무슨 말?”
전여옥 전 의원도 전날 네이버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돌아온 고민정’이 고민을 하지 않고 SNS를 올렸다”면서 고 의원의 게시물을 비판했다. 고 의원은 4·7 보궐선거 패배 후 소셜미디어 활동을 멈췄다가 최근 재개한 바 있다.

전 전 의원은 “고 의원은 ‘사회연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능력주의’를 진지하게 재검토하자고 했다”라며 “보아하니 ‘웃자’고 쓴 글 같은데, 진짜 ‘딴나라’에 사나 보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이 페이스북에 적은 “민주정치가 다시 힘을 내도록 하려면, 우리는 도덕적으로 보다 건실한 정치 담론을 찾아내야 한다”, “그것은 우리 공통의 일상을 구성하는 ‘사회적 연대’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는 능력주의’를 진지하게 재검토함으로써 가능하다”는 문장을 비판한 것이다.

​전 전 의원은 “이 나라가 지금 문재인 대통령의 ‘무능’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무슨 말 하는 거냐”면서 “민정 씨는 우리 ‘보수우파’의 보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충고하나 하자면, 괜히 잘 모르는 이야기 아슬아슬하게 SNS 올리지 마시라”면서 “지금 이미 민정 씨 ‘콘텐츠 통장’은 마통이라는 것, 전 국민이 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동아일보DB

진중권 “고민정 능력주의 의제, 이준석 치명적 약점이라 판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고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해 “고 의원이 능력주의를 의제로 꺼내 든 것은 나름 그 부분이 앞으로 이 대표의 치명적 약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진 전 교수는 17일 신동아에 기고한 칼럼에서 “(고 의원이)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었나 보다”며 “몇 달 전 나 역시 이준석의 능력주의 성향을 경계하며 그에게 샌델을 권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내게 샌델이 ‘약을 판다’고 폄훼하며 그 대신에 ‘뚜웨이밍’이라는 매우 생소한 철학자의 이름을 들이댄 적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전 의원이 고 의원을 향해 ‘이 나라가 지금 문재인의 무능 때문에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데 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비판한 것에 대해 “‘능력주의’(meritocracy)라는 말이 ‘유능함’을 뜻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이라며 “하나의 ‘개념’으로서 능력주의가 엄밀한 정의 없이 무차별적으로 일상어로 사용되는 데에 따른 혼란”이라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성공한 이들은 대개 자신의 성공을 오로지 실력의 덕이라 믿곤 한다. 이 대표도 언젠가 자신이 서울 목동의 학교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른 끝에 과학고와 하버드대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며 “자신에게 이미 ‘목동’이라는 조건이 주어져 있었다는 사실은 전혀 의식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부모 실력이 과도하게 개입되는 한국사회에서 ‘실력’이 갖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 것은 (‘부모 잘 만나는 것도 실력이야’라고 한) 정유라 뿐인 듯하다”며 “능력주의자들은 이 근원적 불공정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