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대계 세우겠단 국가교육위…‘정권 거수기’ 알박기 논란

뉴스1 입력 2021-06-10 16:33수정 2021-06-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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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곽상도, 김병욱, 배준영, 정경희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법안 처리와 관련해 의사진행 발언을 마친 뒤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1.6.10/뉴스1 © News1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는 법안이 표류 끝에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면서 내년 1월 출범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여당 추천인사가 과반에 가까워 벌써부터 정권 거수기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국회 교육위는 10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국가교육위법)을 의결했다. 지난달 13일 교육위 안건조정위원회를 통과한 지 28일 만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 시간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차례가 되자 자리에서 일어나 퇴장하면서 회의가 55분간 정회되기도 했다. 이후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 없이 여당 단독 표결로 법안이 의결됐다.

국가교육위는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독립기구다. 안정성과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정책 수립과정에 교육주체 의견을 반영하는 것이 설립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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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교육위법은 공포 후 6개월 뒤 시행된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오는 29일과 다음 달 1일 예정된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된다고 가정하면 내년 1월쯤에는 출범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권에 따라 급변하는 교육정책을 지양하고 백년지대계를 세우겠다지만 ‘정권 거수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위원 대부분이 친정부 인사로 채워질 경우 정권 입맛에 맞는 교육정책 수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날 의결된 법안에 따르면 국가교육위 위원은 총 21명이다. 대통령 지명 5명, 국회 추천 9명, 교육부 차관, 교육감 협의체 1명, 교원단체 2명, 대교협·전문대교협 2명, 시도지사협의체 1명이다.

대통령 추천 5명, 국회 추천 여당 몫 4~5명, 교육부 차관까지 적어도 10명은 정부여당 쪽 인사로 과반에 가깝다. 친정부로 분류되는 교원단체 1명과 교육감도 진보 교육감이면 과반을 넘기는 것도 어렵지 않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법안 처리 후 여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1.6.10/뉴스1 © News1

교육위 야당 간사인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회의에서 “(정부가) 임기 끝날 때가 되니 이제 와서 공약이라며 국가교육위를 만들려고 한다”며 “다음 대선 후보 공약과 정책을 미리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특히 내년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교육정책을 두고 이번 정부에서 구성된 국가교육위와 새로 들어선 정부 사이에 충돌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 교육정책을 두고 혼란이 불거질 수 있는 셈이다.

2025년에 예정된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외국어고 등의 일반고 전환도 불투명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국민의힘에서는 일반고 일괄 전환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자사고 등이 계속 유지된다면 2025년부터 시행 예정인 고교학점제도 흔들릴 수 있다. 자사고가 유지된 상태에서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내신 절대평가로 자사고와 특목고 선호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가교육위가 정권 거수기나 알박기라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누가 집권하든 일관된 교육정책을 추진할 기구가 국가교육위라는 것이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와 대통령 추천 외에도 지자체와 대학 총장 등이 고르게 추천해 위원을 구성한다”며 “의결도 재적 과반 찬성으로 까다로워 알박기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국가교육위 출범이 속도를 내면서 보수성향 교원단체에서도 반발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은 법안이 교육위를 통과한 직후 성명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교총은 “정권이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여당이 다수 힘으로 법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자신들의 핵심 교육정책을 차기 정권에까지 이어지도록 대못 박기 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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