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의도 아닌데”…유통업계 ‘남성혐오 손모양 논란’ 속앓이 계속

  • 뉴스1
  • 입력 2021년 5월 8일 07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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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Q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 © 뉴스1
BBQ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물 © 뉴스1
유통업계가 ‘엄지와 검지’ 이미지와 거리두기에 나섰다. 손가락 집게 형상이 남성혐오 커뮤니티 로고를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광고와 프로모션 이미지에 유사한 손모양이 있는 경우 이를 삭제하거나 부랴부랴 교체하고 있다. 실제 ‘남성비하’ 의도가 없다 하더라도 소비자 의견을 적극 수용하는 모양새다.

손가락을 집게 형태로 쥐는 이미지는 2017년까지 운영됐던 남성혐오 커뮤니티 ‘메갈리아’의 로고를 닮아 논란이 됐다. 해당 손동작은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비하 표현으로 알려져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단은 지난 1일 GS25가 내놓은 캠핑 이벤트 포스터였다. 홍보 포스터 속 소시지를 잡는 손 모양이 남성혐오를 연상하게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후 이미지가 교체됐는데도 논란이 계속됐고, 결국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이 공식 사과했다.

그럼에도 GS25리테일 관련 논란은 계속 ‘진행 중’이다. 최근 빵 브랜드 ‘브레디크’ 모델 4인조 여성 아이돌그룹 브레이브걸스 광고 중 빵을 집는 모양에 논란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본사 측은 “브레이브걸스 홍보 패널에 젠더 이슈 논란의 소지가 있다”면서 재제작을 약속한 상태다.

제너시스비비큐(BBQ) 광고도 최근 남성혐오 논란이 인데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사이드메뉴 ‘소떡’ 이미지를 쥐는 이미지가 메갈리아 로고와 닮아 논란이 제기됐다.

BBQ는 자사 인스타그램 등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사과문을 올리고 “논란의 여지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반성하며,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BBQ는 “유관부서를 통해 경위 등을 확인 중에 있고, 과거 모든 제작물에 대해 철저한 전수조사 후 문제될 소지가 있으면 삭제조치할 것”이라며 “문제가 발견된다면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BBQ는 이어 “유사한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세심하게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며 “파악되지 못한 부적절한 이미지에 대해서도 커뮤니티, SNS를 통해 제보해 주는 모든 디자인물에 대해서도 삭제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신사 물물교환 3탄 현대카드편(무신사 제공) © 뉴스1
무신사 물물교환 3탄 현대카드편(무신사 제공) © 뉴스1
무신사 광고에 등장했던 손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무신사는 사과가 아닌 해명을 택했다. 무신사는 공식입장문을 통해 “‘손이 사용된 작은 상품 화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도”라고 설명한 뒤 “작업에 참여했던 무신사 임직원들은 모두 당황스럽고 억울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교촌에프앤비의 교촌치킨, 아성다이소, 농심의 광고 등에 등장한 손 모양도 이런 오해를 받고 있다. 대부분 의도나 연관성과 별개로 소비자 불만 사항에 대해선 시정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의견이 우선이다. 오해받을만한 게 있다면 슬그머니 교체하기보다 ‘의도가 없었지만 오해받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빠르고 명료한 대응이 오히려 긍정적 평가를 받기도 했다. BBQ의 경우 8일 오전 0시, 즉 자정이 다된 시점에 사과문을 올리면서 ‘늦은 시간까지 숙고해 빠른 결정을 내린 데 대해 감사하다’는 응원의 댓글이 1000여개 달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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