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상 지위없는 60만 ‘공무직’…“직제 배제 자체가 차별”

뉴시스 입력 2021-04-01 12:48수정 2021-04-0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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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공무직 법제화 필요성 토론회
공무원 관련 법령에 직제 편입안돼 '유령'
법상 근거 없어 업무상 공무원과 시비도
기관·직종별 처우 상이해…전담조직 시급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60만 명에 달하는 공무직 노동자가 만들어졌지만, 정작 이들의 신분에 관한 규정이 없어 처우 차별은 물론 현장 업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문가를 비롯해 노동계에선 공무직의 지위 보장을 위해 관련 법령에 직제를 신설하고, 처우 개선을 이끌 수 있는 전담 조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공무직 노동자 법제화 필요성 및 방향‘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발제자로 나선 권오성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현행 공무원 관련 법령은 공무직 신분에 대해 어떠한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며 “공무직에게 공적 업무를 수행토록 하면서 공무원과 달리 직제에서 배제하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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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교수는 이로 인해 발생하는 현장의 문제도 짚었다. 그는 “공무직 업무와 직업공무원 업무가 유기적으로 연계돼 있음에도 공무직의 권한과 책임에 대한 법령상 근거가 없어 업무 수행 과정에서 권한에 관한 시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직업공무원과 공무직간의 ’노노 갈등‘의 근본적 이유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 들어 공무직이 급속히 증가했지만, 이들에 대한 총괄 조직이 없어 기관·직종별 처우가 다르다는 비판도 내놨다.

권 교수는 “중앙정부 소속 공무직에 적용되는 인사, 보수, 조직, 정원 등에 대해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고 합리적 인사관리, 처우 개선 방안 등을 총괄적으로 관리하는 전담 조직을 설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차별을 막기 위한 입법 방안으론 근로기준법상 차별금지사유로 ’고용형태‘ 신설, 노동위원회에 차별시정 구제 절차를 마련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발제에 이어 토론회에선 다수 참석자가 이 같은 방안에 공감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인상 국회 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공무직 직제 배제는 공무 수행과정에서 조직 내 갈등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행정조직 직제에 편입할 필요가 있다”면서 “적극적으로 공무직을 사용할 수 있는 업무와 소극적으로 공무직을 사용할 수 없는 업무를 법률로 규정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순태 연합노련 천안시청공무직노조 위원장은 공무직 차별 문제를 해결을 위해선 결국 관련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자체에서 공무 수행 노동자와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있다면 공무원화를 통한 정규직화를 시행해야 한다”며 “업무가 직제에 없다면 정부조직법상 직제와 다른 별도 직제를 신설 및 추가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공무직 내 무분별한 비정규직 채용을 막기 위해 필기시험과 같은 공개채용을 시행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공무직이란 모호한 신분이 기존보다 심화한 차별 구조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윤진광 공공노련 국립중앙청소년디딤센터노조 위원장은 “비정규직에 대한 공무직 전환으로 이전 정규직 종사자들은 일반직 공무직으로, 그 밖의 근로자들은 직무 특성을 반영해 제각각의 용어로 불리게 됐다”며 “이후 주 52시간을 지키기 위해 충원된 인원들은 공무직 전환이 되지 않아 기간제로 남아있다. 같은 공무직 내에서도 일반직, 공무직, 기간제로 나뉘어 차별을 철폐하려던 정책 의도가 무색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공무직이란 개념이 명확하지 않고 기관 내에서조차 차이가 존재한다면 원래의 목적은 사라지고 정규직, 비정규직에서 정규직, 공무직, 비정규직의 새로운 계층 구조를 형성하는 아이러니를 낳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3월 공무직위원회를 출범시키고, 공공부문 무기계약직 및 기간제 근로자 등 공무직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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