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자격검정 제도로 맛-가격-품질 경쟁력 높였어요”

송혜미 기자 입력 2021-03-23 03:00수정 2021-03-23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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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직무 전문가’ 키우는 기업들
생맥주 기기 관리업체인 ‘키노콘’ 직원들이 회사 내 생맥주관리사 자격시험을 치르고 있다. 키노콘은 사내 자격제도로 생맥주 관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고용노동부 제공
같은 생맥주를 파는 가게라도 맥주가 맛있는 가게가 있고, 물을 탄 듯 맛이 없는 가게가 있다. 생맥주의 맛은 적절한 온도와 압력, 장비의 청결도 등 조그만 환경의 변화에도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생맥주 기기 관리 사업을 하는 ‘키노콘’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3년 사내 생맥주관리사 자격시험을 도입했다. 이 시험은 어떤 가게에서도 맛있는 맥주를 마실 수 있도록 품질을 관리하는 능력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까지 근로자 303명이 자격을 취득해 생맥주 관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키노콘 관계자는 “자격을 취득한 직원들은 전문성을 갖춘 생맥주관리사가 됐다는 자긍심과 성취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자격증으로 균일한 맛 성공

키노콘의 생맥주관리사 자격시험은 사내 자격증이지만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공식 인증을 받았다. 22일 고용부에 따르면 사내 자격검정을 실시하는 기업은 3년간 최대 5100만 원의 자격 개발비와 운영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지난해 93개 기업이 209개 사내 자격 종목을 인증받아 운영하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빽다방’도 2019년 사내 자격검정제도를 도입했다. 그 배경에는 커피 품질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빽다방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이른바 ‘가성비 커피’로 전국 가맹점 수를 늘렸지만 가맹점 증가에 따라 고민이 커졌다. 같은 원두를 써도 매장마다 커피 맛이 제각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커피 가격이 저렴한 만큼 퀄리티도 낮을 것’이란 소비자 인식이 회사의 고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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빽다방은 빽′s 바리스타 자격검정을 만들어 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았다. 본사 교육개발팀이 평가하는 시험을 주최해 가맹점의 커피 맛을 균일하게 만든 것이다. 회사는 자격을 취득하는 점주와 직원에게 포상금과 특별상여를 지급했다. 급수에 따라선 꼬박 사흘이 걸리는 시험이지만 매번 공지와 동시에 마감될 만큼 인기가 많다. 빽다방 관계자는 “사내 자격제도 도입 이후 매장에 접수되는 고객의 불만 건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1월까지 254명이 빽′s 바리스타 자격을 땄다.


○사내 자격증 발급에 이직률 하락

사업주 자격검정제도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이 제도를 통해 직무 중심의 인사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SK텔레콤 자회사인 ‘SK오앤에스’가 대표적이다. 네트워크 유지·관리 전문회사인 SK오앤에스는 SK텔레콤의 17개 운용협력사를 통합해 출범했다. 통합 이전에 일하던 방식이 다르다 보니 작업절차를 표준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사내에서 나왔다.

SK오앤에스는 사내 자격제도를 기술에 따라 6개 종목, 5개 등급으로 구분해 운영한다. 자격을 취득하면 격려금을 지급하고 인사평가 때 가산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SK오앤에스 관계자는 “사내 자격제도를 운영하면서 표준화된 직무에 따라 포상과 혜택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처음엔 거부감을 나타내는 직원도 있었지만 지금은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SK오앤에스에 따르면 자격제도 도입 직후인 2016년 8.0%였던 이 회사 이직률은 지난해 1.8%까지 줄었다.

반도체 장비를 생산하는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도 장비 유지·보수 능력을 평가하는 사내 자격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 인증을 받은 평가제도로 경력 관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직원들의 근로 의욕이 높아져 2015년 85.7%에 달했던 퇴사율이 지난해 54.1%까지 떨어졌다.

송홍석 고용부 직업능력정책국장은 “사업주 자격검정제도는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맞춤형으로 양성하고 직무능력 중심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참여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맞춤형 직무 전문가#사업주 자격검정제도#인력#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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