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명문 제물포고 송도 이전 추진…기존 부지에 교육단지 조성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16일 21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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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 News1
배준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 News1
인천을 대표하는 명문고등학교인 제물포고가 송도국제도시로 이전을 추진한다. 제물포고가 있던 자리에는 원도심 주민의 반발을 고려해 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16일 시 교육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2026년까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인천교육복합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며 “단지 예정지로는 제물포고 부지(연면적 1만7534㎡)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도 교육감은 “시 교육청에 인천교육복합단지 추진단을, 외부 기관과는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협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교육청은 2024년이나 2025년경 제물포고교 이전이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송도국제도시의 구체적인 이전 부지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제물포고가 떠난 부지에는 건물이 낡고 협소한 인천남부교육지원청을 옮겨 온다. 548억 여 원을 들여 여러 교육 기관을 새롭게 설치하고 리모델링한다. 진로교육원(1만㎡), 교육연수원 분원(1376㎡), 인천형 미래학교 모델인 상상공유캠퍼스(1951㎡), 어린이집 등 교육 기관과 생태 숲이 교육복합단지에 들어선다.

도 교육감은 “과거 인천의 중심지였던 동인천이 상당히 침체했기 때문에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자는 게 이번 사업의 추진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시 교육청은 4월 말까지 3차례 설명회를 열어 주민, 상인회, 시민단체, 제물포고 총동창회 등 각계 의견을 듣고 인천시와 중구 등 지방자치단체와 세부 협의할 방침이다.

제물포고가 있는 인천 중구, 동구 등 원도심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해 광성고, 동산고, 선인고 등 학교의 학생 수도 줄고 있다. 시 교육청은 2011년에도 제물포고를 송도 3공구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중구 지역 주민과 상인들의 반발로 무산됐었다.

제물포고 이전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배준영 의원(국민의힘·인천 중-강화-옹진)은 이날 인천시교육청이 제물포고 이전을 포함한 교육복합단지 조성 계획에 대해 ‘제물포고 이전을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배 의원은 성명서에서 “제물포고 이전 계획은 비겁하고 무책임한 결정이다. 이미 개학을 한 시점에서 학교 이전 계획을 발표한 시교육청은 원도심 주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물포고는 인천의 뿌리인 중구에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 인천 대표 명문 고등학교을 이전하겠다는 것은 인천 시정 목표인 ‘더불어 잘사는 균형 발전’은 물론 인천시교육감이 주장한 ‘지역 경제 활력 및 원도심 활성화 촉진’에도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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