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생후 29일 된 영아 폭행 뒤 숨지게 한 미혼부에 ‘살인죄’ 적용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3일 19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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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딸을 반지 낀 손으로 때려 숨지게 한 20대 미혼부에 대해 살인죄 적용을 검토 중이다. 검찰은 23일 수원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조휴옥) 심리로 열린 이 사건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다시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 A 씨(20)는 지난해 12월 31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자신의 집에서 태어난 지 29일 된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다. 당시 A 씨는 아이가 잠을 자지 않고 울자 ‘짜증이 난다’며 왼쪽 엄지손가락에 울퉁불퉁한 모양의 철 반지를 낀 채 손바닥으로 여러 차례 때렸다. 아이는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숨졌고 머리에는 움푹 팬 흔적이 남아 있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에서도 급성경막하출혈과 뇌부종 등 머리손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B 양이 누워있는 매트리스를 마구 흔들었고 4차례 신체적 학대도 했다. A 씨는 미혼부로 아기의 친엄마와는 따로 살고 있다. A 씨는 아이의 친엄마에게 “지금 사귀는 남자친구와 헤어지지 않으면 임신과 출산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A 씨는 이날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검찰은 “구속사건이다 보니 (기소 시한 내에)부검 결과를 확인하지 못해 우선 아동학대 치사혐의를 적용했다”며 “수사 과정에서 법의학 감정서를 의뢰해 놓았는데 이를 토대로 공소사실을 다시 판단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A 씨에 대한 2차 공판은 4월 27일 열린다.

수원=이경진 기자 lk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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