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경찰청장 “정인이 사건 수사미흡 깊이 사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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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조사”… 담당서장 대기발령
국회, 관련법안 3일간 15개 봇물

양부모 학대로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사건에 대해 김창룡 경찰청장은 6일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인이가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목숨을 잃은 지 86일 만이다.

김 청장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서대문구의 경찰청사에서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갖고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경찰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당초 서면으로만 사과문을 낼 예정이었지만 여론 등을 의식해 김 청장이 직접 사과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김 청장은 또 “1, 2차 신고가 있었던 초기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아동피해자 등에 대한 반복신고가 모니터링되도록 아동학대 대응시스템을 개선하여 조기에 피해아동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사건 담당 관계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국민들께서 납득할 수 있도록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해당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 양천경찰서의 서장과 여성청소년과장은 각각 대기발령 조치됐다.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서울 양천경찰서에는 3차례에 걸쳐 어린이집 원장과 이웃 주민, 소아과 원장이 정인이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하지만 경찰은 ‘학대 정황으로 볼 수 없다’며 내사 종결 또는 무혐의 처분했다. 마지막 3차 신고 20일 뒤인 지난해 10월 13일 정인이는 숨졌다.

국회는 최근 3일간 15개의 아동학대 관련 법안을 뒤늦게 쏟아냈다. 이 법안들에는 학대 피해 아동과 가해자를 의무적으로 분리하고, 가해자에 대한 형량 강화 및 신상공개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강승현 byhuman@donga.com·최혜령 기자
#정인이 사건#김창룡 경찰청장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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