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창립 10주년에 재단 세워 40년간 8000명에게 장학금 지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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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기업은 세금 내고 고용창출해야”
1991년 최고액 증여세 납부 화제
초중고 국어교과서에 에세이 실려

KAIST에 거액을 기부한 김재철 동원그룹 명예회장은 그동안의 개인과 공적 삶에서 수많은 화제를 뿌렸다.

우선 동원그룹을 키워 나가는 와중에도 한국수산회장과 원양어업협회장, 한국무역협회장, 여수엑스포유치위원장 등을 맡아 사회적 요구에 부응했다. 남다른 학구열도 유명하다.

1958년 부산수산대를 졸업한 뒤 고려대 경영대학원,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 미국 하버드대 AMP과정을 거쳤다. 여러 대학에서 명예 경영학, 문학, 교육학 박사학위도 받았다. 이날 기부금 약정식에선 그가 서울대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성적이었는데 바다의 가능성에 매료돼 수산대를 갔다는 일화가 소개됐다.

배우려는 사람을 적극 돕기도 했다. 월급쟁이 시절부터 고향 학생들에게 학비를 지원했고, 동원산업 창립 10주년인 1979년 사재를 출자한 후 ‘동원육영재단’을 설립해 지금까지 8000명의 중고교생과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김 명예회장은 배움을 덕(德)과 지(智), 체(體)의 균형적 체득이라고 생각해 전인교육 프로그램 ‘자양 라이프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이에 공감한 서울대 등 12개 대학이 ‘라이프 아카데미’ 과정을 도입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김 명예회장은 인공지능(AI)에도 관심을 기울여 관련 외국 서적을 탐독하고 임직원에게 권하며 토론 기회를 갖곤 했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인이라면 흑자경영을 통해 국가에 세금을 내고 고용 창출로 국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야 한다”며 1991년 당시 사상 최고액이었던 62억 원의 증여세를 자진 납부하기도 했다. 1998년 외환위기를 포함해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공개채용을 지속해왔다.

젊은 시절 10여 년 동안 바다에서 쓴 글은 초중고교 국어교과서에 여러 편이 실렸다. 2000년에는 ‘지도를 거꾸로 보면 한국인의 미래가 보인다’를 저술해 지도를 뒤집어보면 한반도가 대륙을 등에 업고 5대양 6대주로 뻗어 나가는 전초기지라는 관점을 제시했다. 실제로 김 명예회장의 집무실 한쪽 벽면에는 위아래가 뒤바뀐 ‘거꾸로 세계지도’가 걸려 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김재철 명예회장#kaist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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