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금’에 잊힌 마스크 의무화 첫날 …“저녁 술자리 착용 어려워”

  • 뉴스1
  • 입력 2020년 11월 13일 2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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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마스크 미착용 단속반이 13일 서울 종로구 서소문일대 식당에서 마스크 착용 및 방역수칙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2020.11.13/뉴스1 © News1
서울시 마스크 미착용 단속반이 13일 서울 종로구 서소문일대 식당에서 마스크 착용 및 방역수칙 이행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2020.11.13/뉴스1 © News1
마스크 의무화 첫날인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 식당·주점 거리. ‘불금’을 맞아 저녁 술자리가 한창인 이곳에서는 마스크 의무화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2~3시간에 달하는 저녁 시간동안 마스크를 착용할 수 없다”고 말했고, 점주들 역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소공동과 종각역 인근 식당가는 낮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했던 낮과는 달리 밤에 식당을 찾은 이들은 마스크를 잊은 채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는 이들은 식당 종업원과 업주뿐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과 업주들은 저녁시간 마스크 착용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점심시간 잠깐 식당을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오랜 시간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누는 술자리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소공동의 고기집에서 만난 A씨는 “고기를 구우면서 술을 한잔 하고 있다. 음식을 먹을 때마다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점심식사 때는 밥을 바로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지금은 마스크 착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함께 있던 직장동료 B씨 역시 “주변을 봐도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는 이유는 있는 것”이라며 “(마스크 미착용이)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테이블에 있던 C씨는 “마스크 의무화도 좋지만, 저녁 자리에서는 사실상 힘들다. 이 부분은 조금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들은 난감한 모습이었다. 한 식당 주인은 “손님들에게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안내하고 있다”면서도 “누가 봐도 지키기 힘든 상황 아닌가. 매번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술에 취한 손님이 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다툼도 우려했다.

식당 밖으로 향하는 이들의 모습도 제각각이었다. 대부분 마스크를 챙겨 화장실 또는 외부로 이동했지만, 술이 조금 취한 이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자리를 옮겼다. 식당 주인은 이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일일이 안내하드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식당 주변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담배를 피거나 근처 편의점을 오가는 이들이 다수 보였다. 술기운이 조금 올라온 듯해 보이는 한 남성은 턱마스크를 한 채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현실적인 지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정부의 마스크 의무화 정책에는 동의하면서도 저녁시간에 직접 식당을 이용해보니 불편하다는 말했다.

업주들 역시 이에 동의했다. 이들은 모두 ‘방문객 명단 작성’은 철저하기 지켰다. 한 식당 주인은 “명단 작성 등 정부의 방역수칙은 다 따르고 있다. 하지만 저녁시간 마스크 착용은 조금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한 달간의 계도기간을 거친 후 이날부터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했다. 유흥주점과 노래연습장, 식당, 카페, PC방, 영화관, 장례식장 등에서는 마스크를 의무로 착용해야하며, 수영장과 목욕탕의 경우에도 물 밖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가 적발되면 당사자는 최대 10만원, 시설 관리자는 300만원까지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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