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마을 한복판 3000톤 ‘쓰레기산’…“악취 못견뎌 떠난 회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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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2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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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주민들이 폐기물 반입 집회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마을 주민들이 폐기물 반입 집회 시위를 하고 있다.© 뉴스1
충남 천안시 성환읍의 한 마을 한복판에 불법 폐기물이 산처럼 쌓여있어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12일 천안시와 성환읍 안궁5리 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허가를 받지 않은 폐기물처리업체가 타지역 등에서 폐기물을 가져와 마을에 쌓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약 3000톤에 달한다.

이 업체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하루에 적게는 1~2대, 많게는 10대가 넘는 트럭에 폐기물을 가득 채워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폐기물에서 나오는 침출수 등으로 고통받고 있고, 마을에 있던 한 회사도 결국 악취에 못이겨 마을을 떠났다.

마을 주민들은 지난 10일부터 마을진입로를 트랙터 등 농기계로 막고 폐기물업체 차량을 통제하고 있다. 주민들은 11월 7일까지 집회를 열고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한 주민(75)은 “이 업체가 원래 땅을 임대해 고물상을 운영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폐기물을 가져오기 시작했다”며 “매번 금방 치우겠다고 하더니 지금 이렇게 돼 버렸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폐기물 트럭 1대당 200만 원 정도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체는 그저 돈을 벌기 위해 주민들의 고통은 신경쓰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폐기물에서 나오는 침출수 등으로 인해 농경지 등에 피해를 보고 있다”며 “환경청에 수없이 고발했지만 경찰에 신고하라고 할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시가 나서서 신속한 처리와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호소했다.

시는 무허가 업체를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행정처분을 내린 상태다.

시 관계자는 “최근 재활용산업 침체와 코로나19 장기화로 폐기물 처리가 원활하지 않아 폐기물 무단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행정적·사법적 방안을 모두 강구, 엄벌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의옥 천안서북경찰서장도 이날 오전 마을 방문해 “폐기물처리업체 관련자에게 출석요구서를 통해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천안시 인근 도시 폐기물업체들이 값싼 입지 조건을 보고 입주해 불법 행위를 일삼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세워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안=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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