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길, 열려있다”…노을·돌핀 발생때 국내 영향은?

  • 뉴시스
  • 입력 2020년 9월 8일 17시 06분


코멘트

태풍,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따라 접근
"기압배치 여전히 국내 위협적" 분석 나와
다만 현재 태풍 발달 기미 안 보이는 상태
온난화로 가을 태풍 위험 높아…대비해야

8월 말부터 제8호 태풍 ‘바비’(BAVI)를 시작으로 9호 태풍 ‘마이삭’(MAYSAK), 10호 태풍 ‘하이선’(HAISHEN) 등 연달아 3개의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큰 피해를 입힌 가운데 일각에서 제11호, 제12호 태풍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도 이른바 ‘태풍의 길’ 역할을 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점을 우려했다. 다만 태풍의 생성 기미도 안 보이는 상황이라 국내 영향 가능성은 예측이 어렵다고 봤다.

8일 기상청 관계자에 따르면 태풍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열대저압부의 발생 기미가 현재는 안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이선으로 발전한 제19호 열대저압부 이후 이렇다 할 열대저압부 생성 전망은 아직 없다는 얘기다.

다만 북태평양 고기압이 현재까지도 국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 태풍이 생성된다면 국내 영향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승배 한국기상산업협회 본부장은 “현재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본 동쪽을 덮고 있는 형상으로, 하이선이 이 기압을 타고 올라온 것”이라면서 “태풍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이동한다. 그래서 이런 기압 배치를 ‘태풍의 길이 열렸다’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배치가 현재 상태를 유지한 채로 제11호 태풍 ‘노을’(NOUL), 12호 태풍 ‘돌핀’(DOLPHIN)이 생성된다면, 하이선이나 마이삭처럼 국내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현재까지 수일 내 발생해 태풍으로 발달한 후 국내까지 접근할 수 있는 열대저압부가 생성됐다는 소식은 없다. 북태평양 고기압은 가을로 접어들수록 점차 수축해 우리나라 남동쪽으로 수축한다. 겨울이 다가올수록 태풍이 국내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어지기 때문에 이 시기를 잘 넘긴다면 태풍의 영향을 받을 확률도 줄어든다.

하지만 최근 9~10월에 국내 영향을 주는 가을 태풍이 많이 생성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대비는 필요해 보인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1981년부터 2010년까지 30년간 국내에 영향을 준 가을 태풍의 개수는 평균 0.7개였는데, 지난해에는 가을의 3개의 태풍이 왔다. 2018년에는 2개, 2017년에도 1개의 태풍이 가을에 한반도를 덮쳤다.

일각에서는 이를 지구온난화 등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강해졌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이전보다 태풍의 길이 더 오래 열려있다는 얘기다.

김 본부장은 “올해 같은 경우 8~10호의 태풍이 연달아 우리나라의 영향을 줬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면서 “말로만 들었던 온난화가 실제로 변화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기상청 관계자도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해지는 건, 온난화하고 관련돼 있다”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확장할 때도 있어 그 정도에 따라 11호 태풍도 국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