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만들고 도시락 나눠주고
교육 영상 제작 비대면 봉사도 늘어
행안부 “233만명 혜택 받아”
대전 대덕구자원봉사센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새로운 기부 자원봉사 활동을 벌였다. 한국중앙자원봉사센터 제공
지난달 26일 서울 중랑구 면목4동 주택가에 방역소독기를 짊어진 남성이 등장했다. 해충방역업체 ‘벅스라이프’의 최수호 대표(45)였다. 그는 홀몸노인이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간 뒤 안방과 부엌, 화장실, 발코니 배관까지 구석구석 방역 작업을 벌였다.
33m²(약 10평) 남짓한 공간 전체를 소독하면서 바퀴벌레 등 해충까지 없애는 데 드는 비용은 20만 원 안팎. 하지만 홀몸노인, 기초수급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원봉사인 만큼 최 대표는 돈을 받지 않았다. 최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중고, 삼중고를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려고 한 달에 2, 3회씩 취약계층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취약계층이 증가하면서 전국의 자원봉사단체나 민간기업 차원의 자원봉사가 줄을 잇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21일까지 코로나19 관련 대응을 위한 자원봉사 활동에 76만321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5만 명은 최 대표처럼 방역소독 활동에 참가했다. 마스크 등 방역에 필요한 물품을 제작(14만 명)하거나 식사 제공 등 자가격리자 지원 활동(3800여 명)에 참여한 이들도 있었다.
올 초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발생했을 때 마스크 제작 봉사 활동은 전국 각지에서 활발히 진행됐다. 여름철이 되자 더위를 조금이나마 이겨낼 수 있도록 시원한 재질의 마스크 제작도 한창이다. 서울 중랑구자원봉사센터는 감염 취약계층의 건강을 고려한 ‘쿨마스크’ 1200여 장을 만들어 호흡기질환이나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장애인 등에게 전달했다. 대구에서는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를 만들어 의료봉사자에게 기증했다.
무료급식소가 폐쇄되면서 끼니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위한 봉사활동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겨난 새로운 풍경이다. 경남 고성군에서는 지난달 주민들이 기부금을 모아 홀몸노인과 기초수급자 등을 위해 간식과 부식, 생활방역 물품 등을 담은 꾸러미 600개를 포장해 전달했다. 서울시는 취약계층에 김치와 삼계탕을 배급하기도 했다.
감염 확산 우려를 덜기 위한 비대면 방식의 봉사활동도 늘고 있다. 경남자원봉사센터는 교육용 영상을 외국어로 번역하거나 더빙해 다문화가정 아동들에게 보급했다. 학교 수업이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학업을 따라가기 어려워하는 다문화가정 아동들을 위해서다.
행안부는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통해 233만 명의 국민이 혜택을 입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재관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사회적 거리 두기나 개인방역 수칙 지키기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자원봉사 활동 중 하나”라며 “공동체 의식으로 위기를 극복해 온 경험을 되살려 코로나19 재확산을 막아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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