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여성만 7명 때린 남성, 구속심사…“기억 안난다”

지난 8일 새벽 서울 강남구 도로서
여성만 골라 폭행 혐의…피해자 7명
"왜 여성만 때렸나" 질문 묵묵부답
경찰 "여성만 상대 폭행 사안 엄중"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도로에서 특별한 이유도 없이 여성 7명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가 18일 진행됐다.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약 12분간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상해 혐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권모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권씨는 이날 오전 10시45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 청사를 나섰다. 선글라스와 검은색 모자로 얼굴을 가린 그는 “피해자에게 할 말 없나”, “왜 여성만 골라 폭행했나”, “피해자에게 사죄할 마음은 없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경찰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권씨 측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잠시 기자들과 만나 “(권씨가) 정말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혐의 부인하는 것인가’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기억은 못 하지만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전 10시18분께 검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줄무늬 셔츠 차림으로 법원청사에 도착한 권씨는 “왜 여성만 골라서 때렸나”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상해 혐의로 권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권씨는 지난 8일 오전 0시40분께부터 서울 강남구 논현역 부근 대로변에서 다수 여성을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 수는 총 7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권씨에게 폭행을 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처음 2명으로 알려졌다가, 경찰의 폐쇄회로(CC)TV 영상 추적 등을 통해 피해자를 추가로 찾아지면서 총 7명으로 늘어났다.

경찰은 권씨가 길거리에서 다수 여성들을 특별한 이유 없이 폭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권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된다.

피해 여성 중 한 명은 택시를 잡기 위해 길에 서 있는 상황에서 오른쪽 뺨을 권씨에게 주먹으로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권씨는 도주하면서 다른 여성의 얼굴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경찰은 조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