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장 된 충주호… 15t 트럭 640대 분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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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로 부유 쓰레기 유입 몸살
수자원공 “치우는데 한달 걸릴것”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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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구에 최소 한 달요? 여름 한 철 장사로 한 해를 버티는데….”

충북 제천시 충주호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모 씨(51·여)는 호수 위 쓰레기를 치우려면 최소 한 달이 걸린다는 이야기에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가 운영하는 펜션은 지난주에만 예약이 10건 넘게 취소돼 약 150만 원의 손해를 봤다. 작년 이맘땐 8개 방이 모두 가득 찼지만 주말인 8일에는 단 1개 객실에만 손님을 받았다. 이 씨는 “비 피해도 일부 영향이 있지만 대다수가 인근 충주호에 쌓인 쓰레기 때문에 예약을 취소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중부 지역에 집중호우가 계속되며 충주호에 떠내려온 쓰레기로 인해 주변 펜션 등 관광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11일 동아일보가 찾은 부유 쓰레기 수거 작업장은 악취로 가득했다. 호수 안에는 초목, 빈 페트병, 플라스틱 등 곳곳에 쓰레기가 떠다니고 있었다. 옥순대교 인근 공터에는 물에서 걷어낸 쓰레기가 언덕을 이루고 있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충주호에 떠내려 온 부유 쓰레기의 양이 약 3만 m³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15t 덤프트럭 약 640대 분(약 9600t)에 달하는 양이다. 수자원공사는 이 쓰레기들을 모두 걷어내는 데 한 달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저도 집중호우가 계속되거나 추가로 태풍이 찾아오면 기약 없이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충주호를 찾는 요인 중 하나였던 수상레저 업체들은 올해 영업을 개시조차 못 하고 있다. 보통 8월 중순이면 장마가 끝나 수상스키를 타러 온 손님들로 북새통이 되지만 올해는 수상스키를 타러 오는 손님이 뚝 끊겼다.

수자원공사 측은 “8월 말까지는 쓰레기를 모두 수거할 계획”이라며 “쓰레기들은 모두 자연 발생한 것이어서 업주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천=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충주호#쓰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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