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국민 위한 민노총 호소했지만 거부당해”

박재명 기자 입력 2020-07-25 03:00수정 2020-07-25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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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정 합의안 부결에 위원장 사퇴
“해고금지 주장은 과거의 레토릭… 위기땐 현실적 고용유지책 필요
모든 노동자 대변 원했지만 실패”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가운데)이 24일 서울 중구 민노총 대회의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전날 대의원 투표에서 노사정 합의안이 부결됨에 따라 사퇴를 결정했다. 뉴스1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위원장이 24일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민노총이 국민과 호흡하는 조직이 되길 바랐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사정 합의안 추인 부결에 책임을 지고 퇴임하면서 조직이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기가 5개월 남짓 남았지만 (노사정 합의안 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위원장과 함께 김경자 수석부위원장, 백석근 사무총장 등 다른 집행부 간부도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임시 대의원대회를 소집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합의안’ 통과를 시도했다. 하지만 투표 대의원 중 61.4%가 반대해 추인에 실패했다.

김 위원장은 “민노총이 모든 노동자의 벗이 되는 진정한 대중 조직으로, 더 나아가 국민 전체와 호흡하는 조직이 되기를 지금도 바라고 있다”며 “저희의 부족함으로 인해 그런 호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고용 유지,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등을 담은 노사정 합의안을 부결시킨 민노총의 결정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다고 인정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향후 민노총의 변화도 촉구했다. 그는 “(대의원 대회를 통해) 노사정 합의 최종안의 승인만 제안한 게 아니다”라며 “대한민국 최대 공적 조직인 민노총의 혁신을 함께 제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민노총 내 노사정 합의 반대파는 이번 노사정 합의안에 ‘해고 금지’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추인에 반대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해고 금지와 총고용 보장 등은 추상적인 과거의 레토릭(수사)”이라며 “지금 같은 위기에는 현실적인 고용 유지책이 필요했다”고 비판했다. 앞서 그는 대의원대회를 앞둔 20일 영상 연설을 통해 “(민노총 내) 정파 조직이 대중 조직(민노총) 위에 군림하거나 줄 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합의안 반대파를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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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노사정 대화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민노총의 ‘대중 조직’으로의 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투쟁 중심의 강경파에 막히는 모습이 노사정 논의 과정에서도 종종 보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2017년 12월 민노총 조합원 투표에서 21만6962표(전체의 66%)를 얻어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임기는 올해 말까지였다.

민노총은 27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한다. 비대위가 구성되면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올해 말까지 민노총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비대위뿐 아니라 신임 집행부 선출 이후에도 민노총의 사회적 대화 재참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민노총이 앞으로는 시대 변화에 부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정부는 다음 주 중 노사정 공식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본회의를 열고 민노총이 빠진 노사정 대화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김명환 위원장 사퇴#민노총#노사정 합의안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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