뺨 한대 맞고 신체 마비됐는데 가해자에 무죄 선고…누구 책임?

뉴스1 입력 2020-07-06 13:46수정 2020-07-06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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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로고© News1
지인의 뺨을 때려 신체가 마비되는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50대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53)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6월17일 밀린 임금을 달라며 욕설하는 B씨(40)의 왼쪽 목부위를 때려 뇌경색 증상으로 오른쪽 팔과 다리가 마비되는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변호인은 “상해나 중상해의 고의가 없었고 피고인의 행위와 중상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을뿐만 아니라 예견가능성도 없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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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전문가 진술 등을 토대로 A씨의 행위와 B씨의 뇌경색에 인과관계를 인정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감정원과 피해자를 진찰한 의사는 A씨의 행위가 원인이 돼 B씨가 중상을 입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그러나 재판부는 중상해 혐의가 입증되려면 인과관계뿐만 아니라 A씨가 자신의 폭행으로 중상해가 발생할 것이란 예상을 했는지, 즉 예견가능성 여부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때릴 당시 중상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B씨 뇌경색의 원인은 A씨의 타격행위일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굉장히 드문 경우여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유죄의 또 다른 근거인 고의성도 없다고 봤다. 다만 중상해가 아닌 상해의 고의성은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때릴 당시 미필적으로라도 상해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되지만 중상해의 구성요건인 생명 위험이나 불구 또는 난치성 질병에 이르게 할 정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피해자만 있고 처벌받는 사람은 없는 사건이 돼버렸다.

검찰이 상해 등으로 혐의 적용을 달리했거나 공소장을 변경했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은 공소사실과 혐의 등을 변경해 항소할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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