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의왕역 정차를” vs “GTX 완행열차된다”

  • 동아일보

GTX C노선 ‘추가 정차역’ 놓고 갈등

경기도 안양시 한 도로에 시민단체 등이 GTX C노선에 인덕원역 정차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내건 현수막. 안양시 제공
경기도 안양시 한 도로에 시민단체 등이 GTX C노선에 인덕원역 정차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내건 현수막. 안양시 제공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양주∼수원)의 인덕원역과 의왕역 정차 여부를 둘러싸고 인근 주민들이 크게 갈등하고 있다. 안양과 의왕 주민들은 “경제성과 교통 편의성을 고려해 인덕원역과 의왕역에서도 C노선이 정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과천과 군포 주민들은 “추가 정차역이 생기면 사실상 완행열차가 된다. 노선 취지를 살려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맞섰다. GTX는 최고 속도가 시속 180km에 달할 정도로 빠르게 운행된다. 고속으로 운행하는 운행 특성상 정차역이 많지는 않다.

○ 안양, 의왕 “인덕원역과 의왕역에 정차해야”
9일 국토부 주관으로 의왕시청 강당에서 열린 ‘GTX C노선 전략환경영향평가 주민설명회’에는 2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상돈 의왕시장은 이 자리에서 “의왕역 정차는 경제적 타당성이 높고,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왕시는 부곡지역 재건축과 월암지구, 의왕테크노파크 등 택지 개발, 산업단지 조성으로 인구 9만 명이 늘 것으로 전망했다. 이 때문에 의왕역 정차로 필요한 교통 수요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GTX C노선은 길이 74.2km 구간에 10개 역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모두 4조388억 원이 들어가며 2026년 개통할 예정이다. GTX C노선은 2018년 12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으며 국토교통부는 이르면 9월 기본계획을 고시할 예정이다.

안양시는 지하철 4호선의 인덕원역에 환승역이 신설될 경우 수원 등에서 출발한 열차가 서울 도심까지 도착하는 데 추가로 54초가 걸린다고 추산했다. 반면 인덕원 환승역이 설치되지 않으면 향후 개통 예정인 월곶∼판교, 인덕원∼동탄 간 열차를 이용하는 의왕 광명 시흥 시민들이 GTX C노선에 몸을 싣기 위해 기존 4호선 인덕원역∼과천정부청사역 인근에서 환승에 33분을 더 투자해야 한다. 안양시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덕원 역사를 새로 건설하거나 기존 역사와 정류장을 활용하는 방안 모두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 과천, 군포 “추가 역 건설되면 사실상 완행열차”
과천시는 안양시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인덕원 정차에 부정적이다. 과천시는 속도 저하와 소요 시간 증가를 이유로 인덕원 정차를 반대한다. 지역 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도 우려한다. 지리적으로 아주 가까운 두 곳에 GTX역이 신설되면 과천시가 쏠림 현상으로 경제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도 있다. 과천시 관계자는 “과천∼금정역 사이에 인덕원역을 설치하면 역 사이 거리가 3km에 불과해 수도권 30분 내 출퇴근을 목표로 하는 기본 취지가 훼손된다”고 말했다. 군포시도 사실상 완행열차로 전락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강철하 군포시 교통과장은 “정차역이 많아질 경우 사업 지연은 물론 무늬만 급행열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군포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아 국토부에 건의문을 제출했다.

국토부는 추가 역 건설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이다. 서울 성동구 등도 추가 역 신설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여러 정차역이 생기면 급행열차의 사업 취지 자체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초자치단체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향후 기본계획 수립 및 환경평가 등의 과정에서 경제적 타당성과 공익성 등을 종합해 신설역 추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국토부#gtx c노선#인덕원역#의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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