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간편 등록” 젊은층 반색… “익숙지 않아” 중장년 난색

한성희 기자 입력 2020-06-02 03:00수정 2020-06-02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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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위험시설 전자명부 도입 첫날… 2주전 시행 성동구 가보니
1일 오전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PC방에서 20대 남성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QR코드를 인식해 전자출입명부 등록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7일까지 서울 인천 대전 등 3개 지역의 19개 시설에 대해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시범 도입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수기(手記)로 출입명부를 적을 땐 방문자가 연락처를 엉터리로 적어내도 가려낼 방법이 없었어요. 전자출입명부에선 그렇게 할 수 없죠.”

1일 오전 11시경 서울 성동구 행당동의 한 대형 PC방. 주인 이모 씨(38)가 입구 앞 테이블에 설치해둔 전자출입명부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테이블에는 정사각형 모양으로 바코드와 유사한 QR코드가 새겨진 안내판이 놓여 있었다.

한 20대 남성이 QR코드에 스마트폰을 대고 이름,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 본인을 인증했다. 이후 스마트폰 화면에 발열, 호흡기 증상, 해외여행 여부 등을 묻는 항목이 나오자 관련 내용을 입력했다. 이렇게 하는 데 7, 8초가량 걸렸다.
○ 전자명부로 가짜 연락처 기재 차단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1일부터 QR코드 기술을 활용한 전자출입명부 시스템을 시범 운영한다. 이 시스템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때 시설 출입자를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도입한 것이다. 실제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에선 방문자가 가짜 연락처 등을 작성할 때가 많았다. 우선 서울과 인천, 대전 등 3개 지역 노래방, 클럽 등 19개 다중이용시설에서 시범 운영하고 10일부터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성동구는 지난달 15일 전국 최초로 전자출입명부를 시범 도입했다. 현재 노래방과 PC방, 체육센터, 도서관 등 208곳이 이 시스템을 운영한다. 업소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허위 작성 사례는 물론이고 일단 ‘펜 돌려쓰기’로 인한 방문객들의 간접 접촉이 줄었다. 방문자들의 본인 확인 시간도 감소해 업소 입구에 길게 늘어선 이들이 사라졌다. 한 노래방 직원(23)은 “고객들이 방문자 명부를 작성할 때 다른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를 볼 때도 많아 항상 고객 관리에 신경이 쓰였다”며 “이런 가능성 자체가 차단됐다”고 말했다.
○ QR코드 사용법 모르는 이들 많아
고령층 등에선 QR코드에 대한 인식 자체가 높지 않다. 시스템 정착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성동구는 청사에 전자출입명부를 설치했지만 QR코드가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해 수기 출입명부도 따로 마련했다. 1일 오전 10시 반경 청사 안으로 들어가려던 한 60대 여성은 주변의 도움을 받아 QR코드 입력을 몇 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잘 되지 않자 볼펜으로 이름과 연락처 등을 종이 명부에 작성한 뒤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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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소들은 방문객들에게 사용법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경 왕십리의 한 PC방. 입구에는 전자출입명부 사용법을 알려주는 ‘QR코드 입장 안내판’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PC방 직원은 “사용법을 고객에게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지는 않다”며 “혼자 근무해 청소 등 할 일이 많은데, 모든 손님에게 일일이 사용법을 알려주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60대인 한 노래방 업주는 “구청에서 사용법을 대충 들었지만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며 “정부가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사용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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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전자출입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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