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산세 꺾였지만 수도권 전파 우려 계속 커져…끝없는 ‘창과 방패’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31일 07시 30분


코멘트
지난 2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며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News1
지난 29일 경기도 부천시 부천오정물류단지 내 쿠팡 신선센터가 운영을 중단하며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 News1
최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곡선이 다소 꺾이고 있지만, 확산 우려 수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태원 클럽발 N차 감염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감염경로를 모르는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도 우후죽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조용한 전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방역당국도 빠른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역학조사에 매달리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과 방역 차단 조치는 계속 ‘창과 방패’ 위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될 때까진 이 같은 생활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판단으로 당국은 국민들에게 생활방역 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매일 브리핑을 통해 호소하고 있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30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39명으로 나흘 만에 40명 아래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언제 다시 확진자가 급증할지 모를 상황이다. 앞에서도 대구 신천지교회발 큰 확산세 이후 국내 초기 유행 때로 상황이 잠잠해지기도 했지만 최근 다시 이태원 클럽발로 확진자가 급증하며 위기와 안정이 반복되고 있다. 지금이 어느 때보다 위기로 인식되고 있는 이유는 인구 밀집도가 큰 수도권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지난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전체적인 지역발생 상황은 겉으로 보기에 조금씩 감소 추세이지만 여전히 전파고리가 불분명한 사례가 많다”며 “더욱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천 (쿠팡)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으로 인해 지역사회 전파 우려가 매우 커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 “이태원 클럽→쿠팡 물류센터 관련 4차 감염→지역사회 확산 우려”

지난 6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의 몇몇 클럽은 이번 수도권 확산세의 진앙지가 되고 있다. 현재까지 클럽 관련 확진자 수는 260명을 훌쩍 넘었고, 100명을 넘긴 부천시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 사례의 감염원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 관련 첫 확진자는 지난 23일 발생한 인천 142번 환자다. 방역당국은 이 확진자에 대해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인천의 학원 강사(인천 102번 확진자)로부터 이어진 4차 감염사례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 142번 확진자는 앞서 부천시 돌잔치를 다녀와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구체적인 감염경로는 ‘학원강사(인천 102번)→학원 수강생의 코인노래방 방문(인천 119·122번)→코인노래방을 방문한 택시기사 겸 프리랜서 사진사(인천 132번)의 돌잔치 방문→돌잔치를 찾은 인천 142번 확진자’ 순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쿠팡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다른 지역발생 등과 연결고리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역학조사 결과 이태원 클럽이 초발 감염원인 것으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이 경우 쿠팡 물류센터로부터 발생하는 연쇄감염은 5차 이상 감염사례가 된다. 4차 감염 이후부터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셈이다. 만약 확진자 1명이 2명에게 감염전파가 가능하다고 가정할 때 5차 감염까지 초발 환자로부터 감염전파가 가능한 사람 수는 무려 31명에 이른다. 그 만큼 대규모 확산 가능성은 계속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쿠팡 물류센터를 통한 지역사회 전파 우려도 크지만 또 다른 문제는 감염경로를 모르는 사례들이 최근 우후죽순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학원·부동산·요양원·종교 관련 등 ‘오리무중’ 연쇄감염 사례 우후죽순

지난 2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여의도 홍우빌딩 소재 ‘연세나로학원’ 사례가 대표적이다. 방역당국은 해당 학원강사인 이 확진자의 감염원을 부동산을 운영 중인 어머니로 유력하게 보고 있다. 어머니의 감염원에 대해선 조사 중이다.

인천 계양구 거주민인 강사 A씨(26·여)가 근무한 연세나로학원에는 수강생 2명도 확진판정을 받았다. 추가 연쇄감염이 발생하면서 전날 오후까지 연세나로학원 관련 누적 확진자 수는 A씨를 포함한 가족 5명, 어머니가 운영하는 부동산의 직장동료와 그 가족 2명까지 총 9명이다.

경기도 광주시 행복한요양원에서도 확진자 4명이 추가돼 누적 확진자 수는 5명으로 늘었다. 역시 첫 확진자의 감염경로는 오리무중이다.

또한 서울에서 한국대학생선교회(CCC) 회원과 서울 강남구 소재 교회 관련자 접촉으로 인해 산발적인 연쇄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새로운 종교관련 집단감염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권 부본부장은 “최근 일부 종교시설과 삼성서울병원 관련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던 것을 보면, 철저히 대비하면 재유행 억제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철저한 신고와 발굴, 끈질긴 방역당국의 추적조사, 국민들의 방역수칙 준수만이 코로나19를 억제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권 준욱 부본부장은 이어 “수도권 주민들은 불요불급한 외출과 모임, 행사참여 등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