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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인천에 올해 크루즈 한척도 안들어왔어요”

입력 2020-05-08 03:00업데이트 2020-05-0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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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지역경제]
코로나로 막힌 한국 바닷길… 크루즈 선박 운항 대부분 끊겨
부산 수백억대 매출감소 우려
“여수가 막 국제 해양휴양도시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크루즈 선박 운항이 모두 중단됐습니다.”

박경 전남 여수시 관광과 해외마케팅팀장은 올 2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크루즈 선박 운항이 중단된 상황을 안타깝게 전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에 맞춰 수정동에 여수엑스포여객선터미널이 들어섰고 크루즈 선박이 입항하기 시작했다. 크루즈 선박은 1회 4박 5일가량 체류한다. 승객들이 육지에 내리면 1인당 평균 370달러를 썼다. 대만 등 크루즈 선박 4척이 들어와 2만3000명이 입항할 예정이었으나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

크루즈 선박은 제주 부산 인천 여수 속초 포항 울산 등의 항만에 정박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크루즈 선박 165척이 입항해 26만7381명이 다녀갔다.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이 대거 들어왔던 2016년에는 791척, 195만3777명(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11.3%)이 찾았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방문객이 급감했으나 지난해 인천과 포항에 크루즈 터미널이 개장하면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크루즈 선박 1척이 입항하면 약 15억∼20억 원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비 1186억 원을 들여 지난해 4월 개장한 인천항 크루즈전용터미널은 올해 단 한 척도 유치하지 못했다. 인천항만공사(IPA)는 올해 예정된 18척 가운데 현재 7척의 일정이 취소됐다고 7일 밝혔다. 나머지 11척도 정식 통보만 받지 않았을 뿐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크루즈전용터미널은 축구장 약 8배 넓이의 부지에 지상 2층, 연면적 7364m² 규모로 지어져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 선박(22만5000t급)도 정박할 수 있다.

경북 포항시는 지난해 말 포항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노선을 시범 운항했다. 겨울철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관광객 1255명을 유치했다. 올해 초 일본 후쿠오카(福岡)에서 출발해 마이즈루(舞鶴)∼포항∼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노선을 유치했다. 이 노선은 다음 달 운항될 예정이었다. 포항시 관계자는 “6월 운항 계획은 이미 취소됐고 올해 크루즈산업 활성화와 관련해 받아둔 예산을 모두 반납했다”며 “일부 크루즈 선박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집단 발생돼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겼다. 내년에 다시 크루즈 활성화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올해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던 크루즈 선박은 180척. 이달 말까지 61척의 입항이 취소됐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주요 크루즈선사에 문의한 결과 모객이 되지 않아 7월까지는 입항할 배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입항이 끊기며 여행사, 전세버스 업체 등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도선사 등 해운업계도 큰 타격을 받았다. 상반기 부산항에 입항할 예정이던 크루즈 선박 운항 계획이 모두 취소되면 수백억 원의 직간접적인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여수=이형주 peneye09@donga.com / 인천=차준호 / 부산=강성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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