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5개월 만에 ‘존폐위기’ 놓인 부산 지역화폐 동백전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7일 15시 55분


부산참여연대와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7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화폐 동백전 관련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0.5.7 © 뉴스1
부산참여연대와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7일 오후 부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지역화폐 동백전 관련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2020.5.7 © 뉴스1
부산의 지역화폐 ‘동백전’이 출범 5개월 만에 위기에 처했다. 지역 내 소비촉진을 위한 ‘마중물’인 캐시백은 예산부족으로 중단을 앞두고 있고, 시는 대안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제휴를 추진 중인데, ‘지역화폐’라는 상징성 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다.

7일 부산시와 지역 소상공인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28일을 기준으로 동백전 가입자 수는 75만명을 넘어섰다. 발행금액(충전금액)은 4600억원, 결제금액은 4000억원이다. 동백전은 지난 4월말까지 결제금액의 10%를 캐시백으로 지급했다. 이에 따라 지급된 캐시백은 400억원 규모다.

하지만 당장 예산 문제가 불거졌다. 시의 캐시백 예산은 485억원으로, 출범 5개월 만에 예산 대부분이 소진됐다. 이에 따라 시는 5월부터 캐시백을 10%에서 6%로 줄였고, 긴급하게 100억원의 예산을 추가 배정했으나, 이 예산마저 소진되면 캐시백은 지급되지 않는다.

동백전은 부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시행됐는데, 지역에서만 소비해야하는 ‘불편함’을 극복하고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캐시백’ 제도를 도입했지만, 당장 캐시백이 사라지면서 지역화폐 존폐 위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 때문에 부산시의 준비부족 지적하는 목소리가 당장 나온다. 동백전 이용 추이를 분석해 미리 대비를 했어야 하는데, 대책마련에 소홀했다는 것이다.

부산참여연대와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3월부터 예견된 일인데 시는 대책을 세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캐시백이란 유인효과로 인해 사용이 늘었는데, 대책없이 캐시백 중단을 발표했다.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시는 캐시백을 대신할 유인책으로 편의점 1+1 행사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제휴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프랜차이즈 본사가 서울에 있다는 점에서 ‘재화유출을 막겠다’는 지역화폐 정체성마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외에도 앱을 통한 회원가입 후 동백전 발급으로 인해 고령인구가 많은 부산에서 고령층의 불편함이 크다는 점, 반대로 ‘온란인’에 익숙한 10대의 경우 앱이 아닌 은행 방문을 통해 발급해야 한다는 점 등 발급과정의 불편함도 문제로 지적된다.

시는 동백전 운영사인 KT에 발행금액 3000억원 미만시 1.155%, 이상시 0.99%의 운영수수료를 부담하는데, 이것 역시 지나치게 높다고 지역사회는 입을 모은다.

부산참여연대와 (사)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는 “동백전이 활성화되기 위해 캐시백 등 근시안적인 유인책이 아닌, 다각도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며 “정책발행인 아동수당, 재난지원금 등 각종 정책수당에 동백전을 적용하고, 동백전 플랫폼을 활용해 중소상공인, 자영업 가맹점 판로 확대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