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참사’ 시공사 대표 ‘무릎 사과’…5분 만에 쓰러져 119이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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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4월 30일 16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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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천 물류창고 공사현장의 시공사 대표가 30일 유족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 했다.

별다른 대책을 말하지 않아 유족의 거센 항의를 받은 그는 체육관을 빠져나간 뒤 쓰러져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천시는 이날 오후 2시경 피해 가족들의 대기실이 마련된 이천시 모가면 모가실내체육관에 이상섭 건우 대표이사를 불러 유가족에게 사고 대책을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연단에 오른 이 대표는 무릎을 꿇고 머리를 푹 숙인 채 “드릴 말씀이 없다. 죄송하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겠다”는 말만 연신 되풀이했다. 이마저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돈 유족들은 사고와 관련된 별다른 내용을 언급하지 않자 “대책을 말하라”며 고성을 질렀다.

약 5분여간 무릎을 꿇고 같은 말을 반복하며 울먹거리던 이 대표는 직원들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유가족들은 “가족들에게 브리핑을 한다고 해서 왔는데 뭐하러 부른 것이냐”, “죄송하다고만 하고 빠지는 게 무슨 브리핑이냐”, “쇼하는 거냐”며 항의했다. “(웅얼웅얼해)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들을 수 없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대표가 체육관을 빠져나간 뒤 일부 유족들은 항의하며 뒤쫓았다. 회사 관계자의 부축을 받으며 밖으로 나온 이 대표는 갑자기 바닥에 쓰러졌고, 119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모가체육관에서 건우 측 관계자가 다시 참석해 진행된 브리핑은 유가족들의 요청으로 기자들 참석하지 않은채 진행됐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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