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양치기 소년이냐”…2차 개학에도 먹통에 불만 더 커져

  • 뉴스1
  • 입력 2020년 4월 16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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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초등학교 6학년3반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4.16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한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16일 광주 광산구 송정초등학교 6학년3반 교실에서 담임교사가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0.4.16 © News1
전국 초·중·고교의 2차 온라인 개학일인 16일 원격수업 학습관리시스템(LMS)이 접속 지연을 일으키면서 곳곳에서 불만을 넘어 격앙된 목소리가 나왔다. “중·고등학교 3학년 개학 뒤 1주일 동안 뭐 했느냐”는 비판이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주로 활용하는 LMS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의 ‘e학습터’가 오전 한때 접속장애를 일으키면서 아이를 책상에 앉혔던 학부모들 불만은 더 커졌다. 전문가들은 학생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차 온라인 개학 첫날,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 구모씨(46)는 이른 오전부터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e학습터에 접속이 되지 않아 한참 애를 먹었다. 구씨는 “접속이 안된다. 동영상이 계속 멈춰서 처음부터 다시 듣는 것을 반복하다가 결국 안돼서 일찌감치 포기했다”며 “오전 시간을 다 허비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초등학교 6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 유모씨(42) 역시 “로그인조차 안돼 수업을 못했다”며 “오후에 다시 접속을 시도할 예정인데, 개학 첫날인데 수업을 듣지 못해 아이도 나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초등학교 4학년 아이 수업을 도와주면서 ‘가정 교사’로 변신했던 어머니 김모씨(41)는 “컴퓨터를 5번 이상 껐다 켰지만 접속이 되지 않았다”면서 “당장 큰 걱정은 아니지만 출결 문제 때문에 신경이 곤두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9일 고3, 중3이 먼저 온라인 개학을 한 데 이어 이날은 전국 고 1~2학년, 중 1~2학년, 초 4~6학년이 2차 온라인 개학을 진행했다. 먼저 온라인 개학한 중3·고3 약 86만명을 포함하면 이날 원격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약 400만명에 이른다.

고3과 중3의 온라인 개학 이후 원격수업 시스템에서 자주 접속장애가 발생했기 때문에 수업 참여 인원이 대폭 늘어나는 2차 개학을 앞두고도 시스템 과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구씨는 “온라인 수업을 한다니까 아이가 굉장히 기대에 차 있었는데 수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실망이 컸다”며 “개학 이전에 시범수업을 할 때도 서버 불안 등 장애가 있었는데 왜 개선되고 있지 않은지, 이 상태가 지속되면 문제가 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학생들의 초조함에 학부모의 스트레스가 겹치면서 각 가정은 조마조마한 하루를 보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중·고3 온라인 개학 이후에도 충분한 보강·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교원단체 관계자는 “교육당국이 양치기 소년이 됐다”고 비판했다. 앞선 개학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교육부가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겠다’고 했으나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플랫폼이 버티지 못해서 땜질식으로 운영되다가 코로나19 종식으로 학교 문을 열면 흐지부지 끝날 것 같다”면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이후 질병관리본부가 출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역할을 했듯 향후에도 사용한다는 자세로 준비할 것”을 제언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장비접속과 수업진행 문제, 출석체크나 과제물 준비·확인 과정에서 계속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부에서도 (초·중·고교 온라인 수업에) 혁신적 투자를 해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미래교육모델 원동력을 만드는 계기로 삼는다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e학습터 관리를 담당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이날(16일) 오전 카카오톡·네이버·구글 등 서비스의 아이디로 ‘소셜 로그인’을 시도하면 접속이 잘 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외부 포털에서 회원정보 동기화 처리가 지연돼 발생한 문제일 뿐 e학습터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각종 ‘맘카페’ 등 커뮤니티와 SNS에는 ‘접속이 끊긴다’ ‘영상이 중단된다’ 불만이 줄을 이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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