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냐고? 여기가 더 안전해”…한국, 팬데믹 ‘회피처’로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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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3월 25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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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행을 결정했을때 주변에서 ‘미쳤냐’는 이야기를 했다. 나도 처음에는 걱정했지만 상황은 급변했다. 한국의 상황은 안정적으로 변했다. 한국 국민들은 질서있게 생활하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효과적으로 막고 있다”

프로야구팀 SK와이번스의 캐나다 용병 제이미 로맥이 지난 18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고국에서 둘째 아이의 출산을 지켜본 후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의 말이 ‘예언’이 된듯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 기피지역에서 안전한 ‘회피처’로 순식간에 탈바꿈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이 눈에 띄게 호전되고, 선제적 검진 및 행정조사, 정부·당국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 등으로 인해 한국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전세계에서 퍼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국가보다 빠르게 위기를 겪은 한국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을 넘어, 드라이브스루 검진 등 한국의 의료체계를 배우거나 심지어 수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등 주요 외신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는 것도 한 몫 했다.

가장 눈에 띄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용병들이 팀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프로 스포츠계다. 한달 전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았을 때는 프로 농구·배구 구단의 일부 용병들이 미국 등 고국으로 도피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프로야구의 개막이 기약없이 연기되고 있음에도 로맥을 선두로 각 구단 전체 용병 30명의 입국 및 훈련참여는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덕분에 외국인 에이스들의 ‘보이콧’으로 한때는 파행 우려까지 나왔던 프로야구계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로맥이 전한 한국의 안전성은 단순히 방역체계 구축 등 감염위기가 낮아졌다는 것에만 있지 않다. 코로나 사태로 서구 국가에서 뜻밖의 사회문제로 불거진 화장지·식료품 등 ‘사재기’ 현상같은 혼란이 한국사회에서는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로맥은 “미국은 휴지는 물론 식료품과 각종 생활용품을 모두 사재기 중이다. 총기뿐 아니라 탄약까지 잔뜩 사서 모아놓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은 어디를 가도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사재기 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평소처럼 식료품과 화장지를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인 얀 르 바이(Yann Le Bail)씨는 휴지와 손세정제, 라면 등 식료품이 가득 쌓인 한국 대형마트의 ‘인증샷’을 SNS에 남겨,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할 것으로 짐작했던 외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게시물 댓글에는 “한국은 정말 문명국가다. 전혀 패닉에 빠지지 않았는데?”, “우리도 이랬으면 여기(스페인)는 모든 것이 사회적 히스테리”, “내 파리지앵들의 속물 슈퍼마켓은 불행히도 절망적이었다”, “캐나다로 좀 보내줘, 돈을 지불할게” 등 격한 반응들이 이어졌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정부와 방역당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당장 국내 지역사회 감염이 잠잠해지는 추세를 보이는가 싶더니 곧장 해외발 역유입 사례가 증가하며 중대변수로 떠오른 탓이다.

현재로선 가능성은 낮지만 한국에 연고가 없는 외국인들의 한국 피난까지 현실화된다면, 곤혹스러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25일 기준 해외발 국내 누적 확진자 수는 총 90명이다. 특히 서울에서는 최근 발생하는 확진자 대부분이 해외 입국자 관련이다.

정부는 최근 유렵 등 입국자가 늘어나자 당초 입국자 전원을 별도 수용시설에 격리한 뒤 전수 진단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한 발 물러서 자가격리하되 3일만에 검사를 받게한다고 밝혔다. 국내로 들어오는 내·외국인이 급증하면서 수용시설이 부족해진 탓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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