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1000통 해도 못샀다”…공영쇼핑은 ‘마스크 전쟁중’

  • 뉴시스
  • 입력 2020년 3월 5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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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적 유통채널 통해 마스크 판매 지원
쏟아지는 마스크 수요…못 사는 사람 대다수
하루에 전화 1000통 육박 걸어도 구입 실패
"나는 이렇게 마스크 사"…승전보 같은 후기
"물량 확보 때만 게릴라 방송…개선안 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급속 확산 이후 정부가 공적 유통채널을 통한 마스크 판매 등 ‘긴급 수급 대책’을 내놓은 가운데, 여전히 많은 국민들이 마스크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등 ‘대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6일 마스크 제조업체의 당일 생산량 50%를 농협 하나로마트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TV홈쇼핑인 공영쇼핑 등을 통해 우선적으로 판매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5일 인터넷 온라인 커뮤니티와 맘카페 등에 따르면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상당수 소비자들은 공영쇼핑 등 공적 판매처에서도 마스크를 구입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 광명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달 27~28일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공영쇼핑에 총 1000통 가까운 전화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통화량이 과도하게 몰리면서 상담원과의 연결에 실패했고 결국 마스크를 1장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A씨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마스크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수요가 몰릴 것이 뻔한데 전화상담과 자동주문을 통해서만 판매를 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공영쇼핑을 통해 마스크를 구입하는 것은 이미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영쇼핑은 마스크 판매 방송 시간을 정해놓지 않고 게릴라식으로 불시에 하기 때문에 하루종일 TV를 틀어놓고 있을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지자체에서 마스크를 다 거둬들인 다음에 국민들에게 균등하게 나눠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A씨 이외에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영쇼핑에서 마스크를 사는 데 실패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마스크 판매 방송이 나오기 1시간 전부터 계속 전화를 했는데 ‘마스크 주문 통화량 폭주로 상담원 연결이 안 된다’는 멘트만 계속 나왔다”며 “2시간 내내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는데 결국 사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마스크 구입 실패 후기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가운데 일부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해서 마스크를 샀다”는 후기가 ‘승전보’처럼 올라오기도 한다.

한 네티즌은 “마스크 판매 방송이 언제 나올지 모르기 때문에 가장 시청률이 높은 시간대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사이에 계속 전화를 하며 상담원과 연결될 때까지 기다렸다”며 “며칠동안 수백통씩 전화를 걸어서 겨우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성공 후기 게시물에는 “실제로 구매한 사람은 처음 본다”, “200통을 넘게 전화해도 안 되던데 대단하다”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공영쇼핑은 지난달 26일 정부의 긴급 수급 대책 이후 상담원 연결 및 ARS 자동전화 주문 방식으로 홈쇼핑 방송을 통해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다. 가구당 마스크 30개가 들어간 한 박스를 구입할 수 있으며, 5일 내 재구매는 할 수 없다.

모바일 주문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등을 배려해 상담원·자동전화 주문 방식으로만 판매한다는 것이 공영쇼핑 측 입장이지만, 방송 시간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불특정 시간에 판매하는 ‘게릴라 방식’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영쇼핑 관계자는 “젊은 사람들은 모바일과 인터넷 등과 친숙한 만큼 마스크를 다양한 채널로 빨리 살 수 있는데, 중·장년층은 상대적으로 이에 취약하다 보니 배려 차원에서 전화로만 판매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온라인 등 판매 채널을 확대하면 지금도 과부하가 걸린 수요가 더 몰리면서 서버가 100% 다운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마스크 때문에 다른 제품들도 판매를 할 수 없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게릴라식 방송 판매를 하는 이유는 오늘 주문한 손님이 내일 바로 받을 수 있도록 물량이 확보됐을 때만 방송을 하기 때문”이라며 “한 시간 방송을 편성하고 사전에 고지하려면 그만큼 충분한 물량을 확보해야 되는데 지금은 현실적으로 필요한 만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물량이 확보될 때마다 게릴라식 방송으로 하루에 1~2회 판매 방송을 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장기화될 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팀장급 이상으로 구성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팀을 만들고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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