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환자 추격’ 몰카 찍은 유튜버, 해명 들어보니…

유튜브 채널 ‘비슷해보이즈’가 공개한 29일 동대구역에서 찍은 연출 상황. 사진=유튜브 채널 ‘비슷해보이즈’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과 관련한 몰래카메라를 진행해 소동을 일으킨 유튜버가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였다고 직접 해명했다.

지난 29일 SNS 등을 통해 ‘동대구역에서 방역복을 입은 사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환자로 보이는 사람을 추격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확산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이는 실제 상황이 아닌 감염 환자 발생을 가장한 유튜버들의 몰래카메라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당 상황을 연출, 진행한 이들을 향해 ‘가짜 상황을 연출해 시민들의 불안감을 키웠다’는 비판과 질타가 이어졌다.

이에 촬영을 진행한 유튜브 채널 ‘비슷해보이즈’는 30일 채널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이번 소동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이 채널은 구독자 약 57만 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채널 운영자 A 씨는 “동대구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을 가장해 촬영을 진행한 채널은 저희 채널이 맞다”며 “물의를 일으킨 점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다만 A 씨는 “장난(삼아 찍은) 몰래카메라 영상이 아니라 시작 단계부터 진지하고 시사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튜브 채널 ‘비슷해보이즈’가 공개한 29일 동대구역에서 찍은 연출 상황. 사진=유튜브 채널 ‘비슷해보이즈’

그러면서 당시 상황을 찍은 일부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는 방역복을 입은 남성 2명이 일상복 차림의 한 남성을 뒤쫓고, 이를 본 시민들이 놀라는 모습이 담겨있다. 방역복 차림의 남성이 시민들을 찾아가 연출된 상황임을 설명하며 마스크를 나눠주는 장면도 있다.

A 씨는 “큰 파장을 일으킬만한 내용을 촬영해 시청자분들께 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마음이었지만, 저희가 경솔했다”고 사과하면서도 “바이러스에 약한 게 아니라 그 순간의 방심에 연약한 존재이지 않을까라는 의미를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절대 대중의 두려움과 우한 폐렴 이슈, 키워드를 이용해 영상 수익과 조회 수, 채널에 대한 관심을 끌기 위한 기획 의도가 절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A 씨는 “‘좋은 취지였으니 좋게 봐 달라’는 호소의 말도 아니다”라며 “정부의 대책을 접하고 숙지하고는 있지만 잠깐의 순간에 방심할 수밖에 없는 지극히 보통의 사람이 우리라는 생각을 뉴미디어의 힘을 빌려 아주 적나라하고 리얼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비난의 단두대를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감염병 예방과 우리 스스로를 경계하자는 취지의 영상이었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불안감과 공포심을 느끼셨을 시민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