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경고한 ‘새 전략무기’는 무엇?…신형 SLBM 유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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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월 1일 1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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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은 오른손을 사용해 의사전달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20.01.01./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1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사진 속 김 위원장은 오른손을 사용해 의사전달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20.01.01./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며 “세상은 곧 머지않아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자연스럽게 ‘새 전략무기’의 종류에 관심이 모인다.

신형 엔진을 장착한 개량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원한 무력시위 가능성이 거론되나 대미 관계와 국제사회에 대한 대북 제재 완화 여론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낼 수 있다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유력시된다.

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가 철회되고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될 때까지 국가안전을 위한 필수적이고 선결적인 전략무기개발을 중단 없이 계속 줄기차게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조성된 정세는 우리가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적대세력들이 우리의 자주권과 안전을 감히 범접할 수 없도록 우리의 힘을 필요한 만큼 키워 우리 자신을 지키는 길만이 우리가 힘겨워도 중단 없이, 그리고 주저 없이 걸어야 할 길이라는 것을 실증하여주고 있다”며 무력 도발에 대한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실상 자신이 지난해 철회했던 핵과 경제의 동시 개발을 뜻하는 ‘병진노선’을 다시 택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이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지난 한 해 총 13차례에 걸쳐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방사포(다연장로켓포) 등의 신형무기 시험을 지속해온 가운데 올해는 도발 강도를 한 차원 더 높여 미국을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당장 거론되는 것은 이른바 ‘레드라인(금지선)’에 해당하는 ICBM이다. 지난달 동창리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잇따라 실시한 로켓 엔진 시험들이 신형 엔진을 장착한 다탄두 ICBM 발사 등을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조선중앙TV가 이날 김 위원장의 이러한 전원회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2017년 발사 이후 다탄두 ICBM 가능성이 제기된 ‘화성-15형’ 사진을 내보낸 것도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다만 김 위원장이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대화 여지는 계속 남겨둔 것은 곧바로 ‘레드라인’을 넘는 고강도 무력 도발에 돌입하기보다는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며 서서히 수위를 높여갈 것이란 관측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전원회의 보고에서 ‘핵 불포기’를 시사하면서도 대미 정면돌파를 위한 정치외교, 군사적 대응과 관련 외교전선 강화를 가장 먼저 언급한 것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

‘레드라인’에 해당하는 핵실험이나 ICBM 발사는 협상판을 완전히 엎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고 중국과 러시아도 묵과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북한에게도 과도한 부담일 수 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김 위원장이 중국 및 러시아 등 우방과의 연대 강화 전략의 지속을 예고한 것에 주목하면서 “대미 전략적 도발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등장을 예고한 ‘새로운 전략무기’는 북한이 ‘수중전략탄도탄’이라고 부르는 SLBM 발사나 SLBM을 탑재한 핵잠수함이 가장 유력하다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SLBM ‘북극성-3형’ 발사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다만 이때는 김 위원장의 참관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고, 발사도 잠수함이 아닌 수중발사대가 장착된 바지선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됐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에 대해서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이 사실상 SLBM은 ‘묵인’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만간 SLBM 탑재가 가능한 신형 3000t급 잠수함을 물에 띄우는 진수식 행사를 실시하거나 김 위원장이 직접 잠수함에서 SLBM 시험 발사를 지휘하는 모습을 통해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시기는 가늠 지을 수 없다. 김 위원장은 이날 ‘곧 머지않아’라는 수사를 사용했지만 미국이 북한에게 빠른 시일 내에 ‘손짓’을 한다면 새 전략무기의 등장 시점과 그 수위도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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