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경선, 송철호가 임동호보다 불리”…‘송병기 메모’ 김기현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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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20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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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전 울산시장 기자간담회

(서울=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전 울산시장은 6.13 선거 전 송철호 울산시장 측이 청와대와 공약을 논의했다고 주장해왔다. 2019.12.20/뉴스1
(서울=뉴스1)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 전 울산시장은 6.13 선거 전 송철호 울산시장 측이 청와대와 공약을 논의했다고 주장해왔다. 2019.12.20/뉴스1
‘내부 경선을 통해서 하면 송철호가 (임동호보다) 불리하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전략 참모였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에 이 같은 취지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와대의 선거개입으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 송 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임 전 최고위원보다 불리하다는 내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고 말했다.

김 전 시장은 지난 15일과 16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확보한 송 부시장 업무수첩을 그에게 보여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시장은 “‘내부 경선을 통해서 하면 송철호가 불리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있었다)”며 “그때 임동호나 (또 다른 민주당 경선후보였던) 심규명은 권리당원을 많이 확보하고 있었고, 송철호는 민주당에 뿌리가 별로 없어 아마 송철호가 불리했을 것이다. 그런 비슷한 취지(의 내용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평가 받았던 송 시장이 당내 경선 없이 여당 단독 후보로 공천된 배경을 들여다보고 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울산시장 경선을 포기하는 대가로 청와대 관계자에게 총영사직을 제의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임 전 최고위원은 최근 동아일보 등 언론 인터뷰에서 2017∼2018년 자신이 “청와대 측에 수차례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2월 한병도 당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임 전 최고위원을 만나 당시 민주당에 불리한 울산 선거 판세를 거론하며 고베 총영사 자리를 역제안했다고 공개했다.

공직자인 청와대 관계자가 울산시장 당내 경선 과정에 개입했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검찰은 이달 10일, 19일 두 차례 임 전 최고위원을 소환해 조사했다.

(울산=뉴스1)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쟁자로, 경선 포기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후 울산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12.19/뉴스1
(울산=뉴스1)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송철호 울산시장의 경쟁자로, 경선 포기 조건으로 청와대 관계자들로부터 공기업 사장 자리를 제안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이 조사를 받기 위해 19일 오후 울산지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12.19/뉴스1
임 전 최고위원은 19일 검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 앞에서 “청와대가 경선 불출마를 전제로 공기업 사장이나 고베 총영사직 제안을 공식적으로 한 적 없다”며 “자리 얘기는 오래전부터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총영사직) 제안은 내가 먼저 한 것”이라며 “총영사직을 맡게 된다면 오사카에서 학교도 다녔고, 교민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교민 정책과 관련해 오사카에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자리 제안의 배경에 청와대가 있었나’라는 물음엔 “오사카 총영사직은 청와대 의지가 있어야 가능한 자리라는 의미에서 일부 언론에 의견을 전달했는데 청와대가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처럼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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