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청망청 연말 송년모임?…“다 옛날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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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2월 17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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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직장인들의 송년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매년 이맘때면 으레 북적이던 술집이나 노래방 등 유흥업소를 찾는 발길은 눈에 띄게 줄었고, 각종 문화·레저 행사 위주로 송년모임을 대체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간단히 반주를 곁들인 저녁식사 후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이들의 모습은 이제는 아예 익숙한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직장생활 20여년차인 한 대기업 소속 이모씨는 최근 회사 송년모임을 무사히(?) 치렀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말이면 덮쳐오는 폭탄주의 공격에 제대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들었는데 격세지감이다.

4~5년쯤 됐을까. 연말이면 흥청망청하던 사회 분위기가 조금씩 바뀌는가 싶더니 이제 ‘음주 문화’는 좀처럼 찾기 힘든 구시대의 유물정도가 돼버렸다.

이씨는 “올해 송년모임도 뷔페에서 식사를 한 뒤 커피숍으로 이동해 담소를 나누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면서 “젊은 직원들의 달라진 의식이 가장 큰 영향”이라고 말했다.

“요즘에는 직장 상사가 술을 사준다고 해도 눈치를 보며 싫어도 억지로 가는 젊은 친구들이 거의 없다. 다 옛날 애기”라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차분한 송년 분위기가 못내 아쉬운 이들은 좀 더 활동적인 레저 활동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지역의 한 금융기관에 종사하는 박모씨는 송년모임 장소로 볼링장을 선택했다.

평소 직장 내 볼링 동호회 모임 활동을 하고 있는 데다 장소 섭외에 대한 동료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었다.

박씨는 “서로 체육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하이파이브나 의사소통을 통해 친목을 더 돈독히 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 “다행히 동료들의 호응도 매우 좋았다”고 했다.

이 같은 연말 ‘음주’ 퇴출 분위기는 민간기업보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특히 공직사회에서의 연말 음주 문화는 지난 2016년 9월 김영란법 시행 이후 크게 위축됐다.

괜한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으려 술자리를 갖지 않으려는 공직자들의 인식이 보편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음주 문화는 설 자리를 잃게 됐고, 지금은 법 시행과는 무관한 보편적인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한 공직자는 “연말이라고 나서서 술을 먹자는 사람도 없을뿐더러 권하는 분위기도 아니다”라며 “각 팀별 회식을 하더라도 영화나 문화공연 행사를 본 뒤 헤어지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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