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 과거 강도예비 혐의 수감 후 집행유예로 풀려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6일 19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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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 이춘재(56)가 과거 강도예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춘재는 당시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같은 형량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이춘재가 석방되고 7개월 뒤 9번째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이춘재는 1989년 9월 26일 오전 0시 55분경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가정집에 흉기를 들고 침입한 혐의(강도예비 등)로 구속 기소됐다. 이듬해 2월 7일 수원지법 1심 재판부는 이춘재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같은 법원 항소심 재판부는 두 달 뒤인 4월 19일 이춘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면서도 집행을 2년간 유예했다. 당시 이춘재는 기소되기 전 구속 일수를 포함해 약 200일간 수감돼 있었다. 수원지법 관계자는 “이춘재의 대법원 판결문이 확인되지 않는 것으로 봐서 당시 이춘재 측이나 검찰 측 모두 상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항소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을 것으로 짐작된다는 얘기다.

이춘재가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풀려난 지 약 7개월 뒤인 1990년 11월 15일 9차 화성 연쇄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피해자는 13세의 여중생이었다. 처제 강간살인 혐의로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수감 중인 이춘재는 피해자 유류품에서 자신의 유전자(DNA)가 확인된 5, 7, 9차 화성 연쇄살인 사건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춘재가 살았던 경기 화성시 태안읍 일대에서 1986년 2월 9일부터 7월 중순 사이에 발생한 7건의 연쇄 성폭행 사건 피해자들 중 두세 명을 접촉해 조사 중인데 이들의 과거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법 최면 전문가 2명을 투입했다. 당시 피해자들이 진술했던 가해자의 인상착의가 화성 연쇄살인 사건 때 그려진 용의자 몽타주와 흡사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또 이춘재가 군에서 제대한 1986년부터 처제 강간살인 혐의로 검거된 1994년 1월 사이에 화성과 수원, 충북 청주 일대에서 발생한 유사 범죄 기록도 다시 살펴보고 있다.

한성희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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