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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놈인지, 모르는 놈인지, 그놈 얼굴 보고싶다‘’
뉴시스
입력
2019-09-19 17:40
2019년 9월 19일 17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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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연쇄살인 5차사건 발생 화성 황계동 주민들 어수선
''죽는다고해 빨간옷은 입지도 못했다''
''당시 피해자가족 이사갈땐 피눈물''
“아는 놈인가, 모르는 놈인가 그놈 얼굴 한번 보고 싶네.”
19일 경기 화성시 황계동은 5차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30여 년 전 마을을 공포에 떨게 했던 희대의 연쇄살인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소식에 마을은 어수선했다.
이날 황계2통 마을회관에 모인 어르신들은 “늦게나마 범인이 잡혀 다행이다”거나 “마땅한 처벌을 해야 하는데 공소시효가 지나 땅을 칠 일이다”는 등 저마다 한마디씩 했다.
화성 토박이인 모옥순(81·여)씨는 “빨간 옷을 입고 돌아다니면 죽는다고 해서 빨간 옷은 입지도 못했다”며 “동네에 여자란 여자는 모두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
장모씨(74·여)는 “당시 말도 못 하게 무서웠다. 어디 외출하기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낮이고 밤이고 집에 붙어 있었다”며 “언제나 찝찝한 마음을 가지고 살았는데 늦게라도 잡혔다니 참 다행이다”고 말했다.
황계동에서 발생한 5차 사건은 1987년 1월10일 여고생 홍모(18)양이 늦은 시각 버스에서 내려 귀가하다 피살된 사건이다.
당시 홍양은 두 손을 결박당하고 양말로 재갈을 물린 채 황계리 한 논두렁에서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범인 정액이 묻은 유류품이 나왔다.
마을 이장인 김은모(59)씨는 “당시 해를 당한 여고생은 회사 후배의 여동생이었다. 옆 동네에서 이사를 왔다가 그런 몹쓸 일을 당하고 버틸 수 없었는지 다시 가족이 이사를 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건으로 화성 이미지가 굉장히 안 좋아졌다. 화성 주민에게 범인은 쳐죽일 놈이나 다름없다”며 “범인이 잡혀 개운한 마음이 들긴 하지만, 처벌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고 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유전자 감식을 통해 5차 사건 피해자 옷가지에 묻은 DNA와 현재 부산 교도소에 복역 중인 이모(50)씨의 것이 일치한다고 밝혔다.
김씨는 “아는 놈인가, 모르는 놈인가 얼굴 한번 보고 싶다”며 “동네가 좁아 황계리 토박이면 벌써 소문이 돌았겠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 동네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마을 주민을 통해 알음알음 찾아간 5차 사건 현장은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추수를 앞두고 벼가 고개를 숙인 채 노랗게 익은 논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고, 논과 인접한 밭에서는 주민이 한창 밭일 중이었다.
한현희(63)씨는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가 신혼이었는데 아내 걱정에 회사에 출근하기 두려웠다”며 “오래된 일이지만, 여러모로 좋지 않은 기억을 남긴 사건 범인이 잡혀 이제서야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화성=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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