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논문 不正 교수 딸’ 서울대 치전원 입학 취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교수인 엄마가 대학원생 시켜 작성… 서울대 최근 “부정입학” 최종 결론

약대 교수였던 어머니가 만들어준 스펙으로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에 부정 입학했던 학생이 학교에서 쫓겨났다. 서울대는 입시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혐의(업무방해)로 재판에 넘겨진 치전원 학생 A 씨(24·여)의 입학을 최근 취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교육부와 서울대 등에 따르면 A 씨는 서울의 한 사립대에 다니던 2016년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한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에 동물실험 보고서와 포스터 등 연구과제 결과물을 제출했다. 하지만 이 결과물은 A 씨의 어머니인 이모 전 성균관대 약대 교수(60·수감 중)가 당시 자신의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에게 지시해 작성하도록 한 것이었다. 교육부 조사 결과 A 씨는 당시 실험을 수행하지 않고 참관만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이 결과물로 대한면역학회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이듬해 5월엔 해당 실험을 토대로 대학원생들이 작성한 논문에 A 씨가 단독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대학원생의 이름은 제외됐다. 이 논문은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 등재됐다. A 씨는 이런 실적을 치전원 입시 자기소개서의 ‘학업(외) 활동 내역’에 적어 지난해 서울대 치전원에 입학했다.

교육부는 올 3월 조사를 통해 이 같은 부정 입학 의혹을 밝힌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 치전원은 6월 ‘입학 및 시험위원회’ 회의를 열고 A 씨의 입학 취소 처분을 의결했고 서울대는 입학고시관리위원회와 대학원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근 입학 취소 처분을 확정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A 씨가 치전원 입시 이전에 서울의 한 사립대 입시에 허위 실적을 제출한 점도 추가로 확인했다. A 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13년 당시 한국교육개발원 주관 국제청소년학술대회에서 ‘우수 청소년학자상’을 수상했다. 이 전 교수는 연구실 대학원생들에게 딸이 대회에 제출할 발표 자료를 작성하도록 지시했다. 당시에도 A 씨는 실험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 수상 내용을 토대로 한 대학 ‘과학인재특별전형’에 합격했다.

검찰은 올 5월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이 전 교수는 구속 기소했다. 이 전 교수에겐 업무방해 외에도 연구비 횡령과 관련한 사기 혐의가 적용됐다. 성균관대는 교육부의 요구에 따라 6월 이 전 교수를 파면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서울대 치전원#입시논문#교수 딸#입학 취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