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윤소하 ‘소포 협박범’ 잡고보니… 진보 대학생단체 간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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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태극기 자결단’ 이름으로 “민주당 2중대” 커터칼 든 택배 보내
30대男 진술 거부… 해당 단체 “조작”

1일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로 배달된 소포. 소포 안에는 죽은 새와 문구용 커터칼, 협박성 메시지가 적힌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윤소하 의원실 제공
1일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로 배달된 소포. 소포 안에는 죽은 새와 문구용 커터칼, 협박성 메시지가 적힌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윤소하 의원실 제공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협박성 메모가 담긴 소포를 보낸 혐의로 진보 성향의 대학생 단체 간부가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29일 오전 9시 5분경 서울지하철 4호선 수유역에서 유모 씨(35)를 체포했다. 유 씨는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산하 서울대학생진보연합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유 씨가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유치장에 수감한 상태”라며 “유 씨를 상대로 범행 동기와 경위 등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 씨는 이달 1일 윤 의원실로 소포를 보냈는데 이 소포 안에는 죽어서 썩어 있는 새와 문구용 커터칼, 협박성 메시지가 적힌 메모지 등이 들어 있었다. 메모지에는 붉은 글씨로 ‘윤소하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 독재 특등 홍위병이 돼 개××를 떠는데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고 쓰여 있었다. 메모 작성자는 자신을 ‘태극기 자결단’이라고 밝혔다. 이틀 뒤인 3일 윤 의원 보좌진이 소포 내용물을 확인한 뒤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소포가 서울 관악구에서 발송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발송 장소에서부터 폐쇄회로(CC)TV로 발송자의 동선을 추적해 유 씨의 신원을 특정했다. 유 씨는 소포를 보내기 위해 이동하는 과정에서 대중교통을 여러 차례 바꿔 타는 모습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진연 회원 16명은 29일 오후 영등포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예진 서울 대진연 공동대표는 “적폐청산, 자유한국당 해체에 가장 앞장서 싸워 온 대진연이 자유한국당 규탄을 함께 외치는 정의당 원내대표를 협박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대진연은 지난해 3월 한국대학생연합, 대학생노래패연합 등 진보 성향 단체들이 연합해 결성한 단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를 결성한 핵심 단체로 알려져 있다. 대진연은 4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기습 점거하고 ‘반민특위 발언에 대해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하다가 경찰에 연행됐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정의당 윤소하#소포 테러#태극기 자결단#대진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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