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아웃” 학생-상인-경찰 뭉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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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빨간원 캠페인 참여거리’ 가보니

18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서 불법 동영상 촬영을 예방하기 위해 열린 ‘빨간원 캠페인 참여거리’ 행사에서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윗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대학생, 상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18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에서 불법 동영상 촬영을 예방하기 위해 열린 ‘빨간원 캠페인 참여거리’ 행사에서 배용주 경기남부경찰청장(윗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대학생, 상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제공
“몰래카메라 촬영은 범죄 행위입니다. 우리 상인들이 근절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8일 경기 성남시 수정구 복정동 한 카페에서 경찰, 대학생, 상인 등 30여 명이 모여 몰래카메라 촬영 등 여성 범죄를 막기 위해 의견을 모았다. 복정동은 ‘빨간원 캠페인 참여거리’가 조성된 곳이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2017년 9월부터 스마트폰 등 불법촬영을 경고하는 의미로 빨간원 스티커 부착 등 캠페인을 벌여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홍상록 복정동 상인회장은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불법촬영 범죄가 크게 늘었다”며 “대학이 밀집한 복정동이라도 안전한 거리로 만들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 경기남부청 홍보기획계장은 “몰래카메라 촬영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모른다”며 “평소 지인들에게 불법촬영을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도 범죄 예방을 위한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최연제 씨(가천대 경찰안보학과)는 “경찰과 지역 상인들이 불법촬영 범죄를 막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된다”며 “작은 노력이지만 불법촬영은 범죄라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청에 따르면 경기 성남, 용인 등 21개 시군에서 2013년 613건에 불과하던 카메라 등을 이용한 불법촬영 범죄는 지난해 1117건으로 5년 동안 2배 가까이로 늘었다. 경찰은 불법촬영 범죄를 막는 방법으로 학교, 지역 사회 등과 함께 예방 캠페인을 펼치기로 했다. 빨간원 캠페인에 현재까지 3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 2018년 5월부터는 캠페인 참여를 희망하는 카페, 편의점 등 421곳과 코레일, 신분당선 등에서도 동참하고 있다. 경기남부청은 지난해 9월 캠페인 특허출원 등록을 마쳤다.

이날 경찰과 대학생, 상인 등은 간담회를 마친 뒤 상점이 밀집한 가천대와 동서울대 일대를 돌며 불법촬영 예방 캠페인을 벌였다. 상점 74곳의 출입구에는 B4 용지 크기로 ‘빨간원 캠페인 참여가게’라고 쓰인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스티커에는 ‘나는 보지 않겠습니다’, ‘나는 감시하겠습니다’ 등의 문구도 적혀 있다. 이 상점들은 캠페인 참여를 희망하는 고객에게 캠페인 스티커를 나눠주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면 상품의 10%를 할인해준다.

가천대 학생들은 올 6월 경기남부청이 실시한 ‘빨간원 캠페인 대학생 활동사례 공모전’에서 1위로 입상했다. 수상한 학생들은 복정동 일대 상점을 찾아다니며 빨간원 캠페인에 참여해달라고 권유했고 45곳이 참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복정동 상인회도 직접 나서 29곳의 동참을 추가로 이끌어 냈다.

배용주 경기남부청장은 “빨간원 캠페인 참여거리는 공동체 치안의 좋은 사례로 시민들과 함께 불법촬영 범죄가 근절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특히 여성 범죄 예방을 위해 경찰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성남시 수정구#몰래카메라#범죄 근절#빨간원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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