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물수건으로 입 닦았다간…기준치 최고 7600배 ‘세균 덩어리’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7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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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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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서 쓰는 물수건에서 기준치의 최고 7600배에 달하는 세균이 검출됐다. 위생물수건을 깨끗이 세탁한 뒤 포장해 식당에 공급해야 하는 위생처리업체가 관리를 소홀히 한 것으로 추정된다. 여름철엔 세균이 더 빨리 증식해 주의가 필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20~24일 식당 등에서 유통된 위생물수건 105건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9건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해당 위생처리업체들에는 영업정지 5일 처분을 내렸다. 위생물수건 1장당 세균 수는 10만 마리(CFU·집락형성단위) 이하여야 하는데, 8개 물수건에서 많게는 7억6000만 마리, 적게는 18만 마리가 검출됐다. 또 다른 물수건 1건은 눈에 띄게 변색돼 있었다. 또 식품적갭업소용 물티슈 48건을 수거 검사한 결과 1건에서 기준치(2500마리)보다 3320배 많은 830만 마리의 세균이 검출됐다.

현행 ‘위생용품의 기준 및 규격’에 따르면 위생처리업체는 물수건을 식당에 공급할 때 △15분 이상 세탁 △쓰지 않은 물수건도 4일 내 회수 △재사용 횟수 5회 미만 등 기준을 지켜야 한다. 식당에선 손님이 쓰고 난 위생물수건을 행주처럼 사용해선 안 된다. 하지만 한국법제연구원이 2016년 국내 업체 60곳 조사해보니 물수건을 5회 이상 쓴다는 응답이 45%였고, 못 쓸 정도로 해질 때까지 사용한다는 응답도 13%였다.

식당에선 위생물수건으로 어린 아이의 입과 피부를 닦는 경우도 있어 비위생적인 물수건은 그 자체로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위생물수건에서 기준치보다 많은 세균이 검출됐다는 것은 세탁 등 관리 과정이 부실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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