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유람선’ 인양도 만만찮다…다뉴브 수위가 변수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4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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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시신 2구 다뉴브강서 수습
인양시점은 강수위에 따라 유동적
이르면 5~6일께…늦으면 다음주로
한국대응팀, 헝가리 측 인양 지원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실종된 한국인 2명의 시신이 발견된 가운데, 침몰한 유람선인 허블레아니호가 인양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헝가리 당국은 우리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과의 최종 회의에서 다뉴브강의 거센 물살과 불어난 수위, 불안정한 시계로 잠수사를 투입한 수중수색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냈다.

야노쉬 허이두 헝가리 대테러청장은 같은날 기자회견에서 “다뉴브강의 유속이 계속 감소하고는 있으나, 그렇다고 해도 물 속에서 움직이는 등 작업은 굉장히 어려운 상태라 금지한다”고 밝혔다.

헝가리 당국은 수심이 얕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오는 5~6일께부터 본격적인 허블레아니호 인양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 측 신속구조대 현장지휘관인 송순근 육군대령 “헝가리 측은 5일부터 인양작업을 시작해 오는 9일까지 최대한 빠르게 마무리 하겠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인양을 앞둔 헝가리 당국은 허블레아니호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대형 크레인을 동원하는 한편, 침몰 선박에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각 200㎏ 무게의 대형 사다리 두 대를 준비하고 있다.

야노쉬 청장은 “많은 크레인 장비들을 사고지역 근방에 배치해 뒀다”며 “클라크 아담이라고 하는 대형 크레인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클라크 아담이 견딜 수 있는 하중은 약 200t이다. 현재 허블레아니호 침몰 현장 인근에 배치된 작은 크레인 하중의 네 배에 달한다.
인양 시점은 다뉴브강의 수심에 달려있다. 대형 크레인을 세체니 다리 아래를 지나 사고 지점까지 끌고와야 하기 때문이다. 수위가 높으면 장비 동원이 불가능한 이유다.

야노쉬 청장은 “클라크 아담을 동원하는 데에는 다뉴브강의 수위가 관건”이라며 “지금처럼 수위가 높은 상태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머르기트 다리 인근까지 장비를 끌어오는 데 며칠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잠수수색 계획이 무산되면 우리 정부의 신속대응팀은 수상수색을 이어가는 한편 헝가리 당국의 인양을 돕는 것으로 작전 방향을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송 대령은 “인양작업 시 필요한 여러 장비와 인력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양 작업 시 최대한 실종자나 물건이 유실되지 않도록 그물망 설치 등의 제반 대책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후 침몰 지역 상태 확인 및 인양을 위한 기초 자료 수집을 위한 수중수색에 나선 한국·헝가리 측 잠수사들이 한국인 여성으로 추정되는 시신 1구를 수습하는 성과를 내면서 헝가리 당국이 수중 선내진입을 허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우리 측 구조대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20분께 잠수수색을 실시한 헝가리 측 민간 잠수사가 좌현 선미에서 시신을 발견했고, 오후 4시20분·4시28분 투입된 한국 잠수사 2명이 1시간6분에 걸친 수색 끝에 오후 5시27분 시신을 들고 올라오게 됐다.

관계자는 시신 수습 후 브리핑에서 “작전환경이 더 좋아지면 인양에서 수습으로 자연스럽게 방향이 돌아갈 것으로 기대한다”며 “헝가리 당국과의 논의를 거쳐 잠수수색을 통한 시신 수습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오전 8시40분께 헝가리 하르타 지역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60대 한국인 남성은 허블레아니호 침몰 사고 피해자로 확인됐다.

【부다페스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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