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담비 사냥모습 포착…“매우 이례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2일 15시 21분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
전북 전주에서 사냥하는 담비가 포착됐다. 담비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 짐승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은 2일 전주 상림동 상림마을 야산에서 담비의 사냥 동영상을 공개했다. 임낙연 씨(38)가 지난달 27일 부모님 농장을 방문했다가 휴대전화로 찍은 것이다.

1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에는 사냥에 나선 담비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미루나무 꼭대기까지 올라가 까치둥지를 덮치는 모습이 담겼다. 담비가 둥지를 순식간에 습격하자 어미로 추정되는 까치가 둥지 위를 맴돌며 저항한다.

임 씨는 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농장에 갔다가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미루나무를 바라보니 담비가 둥지를 습격하고 있었다”며 “한참동안 나무를 오르내리던 담비 2마리는 숲 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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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영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 부장은 “겨울 보릿고개를 넘긴 새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는 시기가 되자 담비가 사냥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북환경연합은 전주와 완주 김제에 걸친 모악산 일대에 담비가 서식한다는 문헌자료는 있었지만 전주에서 담비가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담비는 2~6마리가 무리를 지어 돌아다니며 고라니나 멧돼지까지 사냥한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으로 한반도에는 담비와 검은담비 등이 서식하는데 검은담비는 주로 북한 지역에서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현 전북환경연합 처장은 “담비가 도심 인근에서 발견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담비 서식실태 공동조사를 통해 보호대책을 마련하자”고 전주시에 제안했다.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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