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서 숨진 인천지하철 근로자, 인력부족 때문에 병원 못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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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30일 11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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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통공사 노조 ‘예견된 인재’ 주장

인천교통공사 노조가 30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인천교통공사 노조가 30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스1
지난 27일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천교통공사 승무근로자 A씨(53)의 안타까운 죽음이 예견된 인재(人災)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통공사 노동조합은 30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A씨는 인력부족 때문에 제때 병원 치료를 받지 못해 안타깝게 숨졌다”며 “이는 예견된 사고”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27일 계양구 귤현차량기지사업소 내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노조는 “A씨는 이날 출근 때부터 심한 가슴통증에 대한 자각증세를 느꼈지만 현장인력이 부족한 탓에 자리를 비우고 병원치료를 받는 것이 불가능 했다”며 “결국 그는 점심시간에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있었던 휴게실에서 숨을 거뒀다”고 했다.

A씨의 사망원인은 급성심근경색이었다. 노조는 A씨가 평소 본선 운전업무를 강요받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고, 구조조정에 따른 잦은 인사이동으로 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려 왔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압박감, 과로, 스트레스가 결국 A씨를 사망으로 몰고 갔다는 것이다.

현재 교통공사는 극심한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인력난은 특히 인천지하철 2호선이 개통한 2016년 7월 이후 심해졌다.

노조는 지난해 3월 필수인력 380명을 충원해 달라고 인천시에 요청했지만 20명만 충원됐다. 재정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인천시가 필수인력 충원을 꺼린 탓이다.

인력부족 여파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12일 1호선 원인재역에서 전동차가 고장을 일으켜 운행이 지연된 사고를 비롯해 최근 비슷한 사고가 총 3차례 발생했다.

또한 지난 1월과 3월 기술직과 시설관리직에 근무하던 40대 직원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이들의 사망원인이 업무과중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지만 노조는 연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인력부족에 따른 문제제기를 꾸준히 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노조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등에서 집회를 열고 문제를 제기했지만 나아진 게 없다”며 “이 상태라면 승객들의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의 절박한 목소리에 인천시가 화답하지 않는다면 모든 것을 걸고 투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천=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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