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 졸혼 두고 여론 ‘양분’…“황혼이혼 대안” VS “말장난”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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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2일 14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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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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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이외수 작가(73)가 결혼 40여년 만에 졸혼(卒婚)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22일 온라인이 뜨겁다.

졸혼은 ‘결혼(婚)을 졸업(卒)한다’는 의미다. 부부가 이혼하지 않은 상태로 서로에 대한 간섭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자고 약속하는 것. 이로써 부부는 자녀를 키우면서 누리지 못한 자신만의 시간을 갖게 된다. 졸혼을 통해 별거하는 부부도 있으나 정기적으로 만나며 관계를 유지하는 부부도 있다.

졸혼이라는 용어는 2004년 일본 작가 스기야마 유미코가 ‘졸혼을 권함(卒婚のススメ)’이라는 책을 내면서 처음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네이버 국어사전 인기 신조어 순위 7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에서도 친숙한 용어가 됐다. 배우 백일섭(75)이 그해 방송에서 졸혼 했음을 털어놔 화제를 모았다.

졸혼에 대한 해석은 불화 여부로 달라진다. 다음백과는 졸혼이라는 용어를 설명하면서 ‘부부가 불화로 인해 헤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반면, 불화 때문에 졸혼을 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1976년 이외수 작가와와 결혼해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는 전영자 씨(67)는 22일 월간지 우먼센스와 인터뷰에서 부부 싸움 등으로 이혼을 검토했지만 절차가 간단하지 않아 졸혼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졸혼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주변의 시선이 의식되거나 자녀의 미래와 관련된 걱정, 복잡한 이혼 절차를 꺼리는 황혼 부부들이 졸혼을 선택함으로써 이혼을 하지 않고도 해방구를 찾게 됐다고 긍정평가 한다.

아이디 sons****는 이외수 졸혼 기사에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인 남자들이 많아서 자녀들 때문에 참고 살았지만 나이가 어느 정도 되면 자신의 인생을 찾고 싶고 즐기고 싶은 부분을 공감한다”고 적었다.

아이디 high****는 “가족의 끈은 놓지 않은 상태에서 각자의 삶에 집중하려는 것일 수도 있고 이혼을 하면 다른 가족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으니 졸혼을 한다는 거일 수도 있는데, ‘이혼이랑 뭐가 다르냐’, ‘자기합리화’ 하면서 왜 괜히 열을 내냐. 나쁜 짓 한 것도 아니고. 결혼도 안 해본 사람들이 남의 가정사에 참견하려니까 그런 생각 밖에 못 하지”라고 썼다.

이 외에 누리꾼들은 “이혼은 귀찮은 절차가 많이 필요하다. 재산분할도 만만치 않고! 졸혼 잘 했네!(kjki****)”, “졸혼은 정말 세기의 가장 출중하고 인간적 프로젝트다. 법과 감정적 원한을 뛰어넘은 편리하고 건강한 이성적 선택. 졸혼을 선택한 자들은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hass****)” 등의 의견을 남겼다.

반면, 졸혼은 황혼이혼을 포장한 것일 뿐이라며 차라리 법적으로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깔끔한 선택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

아이디 hjkw****는 “신성한 혼인이 혼탁해지고 있다. 누구를 탓하랴. 모든 게 사람의 잘못인 것을.. 말장난으로 혼인을 싸구려로 만들지 말자. 차라리 이혼을 하라. 혼인관계는 유지하면서 제멋대로 간섭받지 않고 살겠다는 게 말이 되는가? 책임감이라곤 1도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이디 kara**** “명분 만들기 좋아하는 대단민국.. 졸혼이라니.. 결혼생활이 학교생활이니? 그럴 거면 왜 결혼하는 걸까.. 나도 미혼이긴 하지만 이런 사회적 이슈가 팽배해지니 결혼은 ‘보여주기식’ 이런 거 밖에 더 됨? 결혼에 대한 비관적인 인식만 더해져가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 누리꾼들은 “졸혼이라는 말 쓰려거든, 결혼이라는 말 쓰지 말고 ‘입혼’이라고 하지 그러냐(sheo****)”, “그냥 별거 중이라는 말을 ‘졸혼’이라는 단어로 슬쩍 포장하는 것(blue****)” 등의 의견을 남겼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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