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예원 변호사 “양예원, 재판 내내 떨어…봄이 왔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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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8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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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양예원(왼쪽)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 최모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2019.4.18/뉴스1 ⓒ News1
유튜버 양예원(왼쪽)이 1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 최모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방청하기 위해 법원에 들어서고 있다.2019.4.18/뉴스1 ⓒ News1
유튜버 양예원 씨의 변호인인 이은의 변호사(이은의법률사무소)는 18일 양 씨를 성추행하고 양 씨의 노출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 최모 씨가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 받은 것과 관련,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이은의 변호사는 이날 개인 페이스북에 “양예원 씨에 대한 가해자의 형사사건 2심 판결이 선고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변호사는 “판결을 기다리는 피해자에게 시간은 지난하고 마음은 불안하다”며 “당연한 결과를 받아들고 다행이고 홀가분해지지만, 기쁘기만 해질 수도 없다. 씩씩하게 이겨내고 있지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양예원 씨는 이제 막 이십대 중반을 갓 넘긴 어린 피해자다. 전보다 밝아졌지만, 선고를 듣는 내내, 기자들 앞에 서서 말하는 내내 떨고 있었다”며 “지난봄에 시작된 사건은 한 해를 돌아 다시 새봄이 온 후에야 형사재판 결과를 받아들었다. 온갖 못된 시선과 못된 말들로 상처 받아온 피해자에게 봄이 왔는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이리뛰고 저리뛰며 가는 하루”라며 “이 봄이 지날 때에는 우리 피해자에게도 비로소 봄이 오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 최 씨는 2015년 양 씨의 노출사진 115장을 촬영해 지인들에게 넘겨 유출하고, 2016년 양 씨의 속옷을 들치고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최 씨는 2015년 서울 마포구 합정동 소재 스튜디오에서 한 여성모델에게 ‘옷을 빨리 갈아입으라’고 다그치며 성추행하고,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3회에 걸쳐 여성모델들의 노출사진을 동의 없이 유포한 혐의도 받는다.

1심 재판부는 올 1월 최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5년간의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내렸다.

최 씨 측은 사진 유출만 인정하고 강제추행 혐의는 부인하면서 2월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이내주)는 최 씨에게 1심과 같은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증언이 명백히 잘못됐다고 볼 사정이 있거나, 추가로 증거가 발견돼 유죄 판단이 부당하다고 할 때만 증언의 신빙성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범행 정황과 관련된 피해자 진술들을 두루 살펴볼 때, 피해자 증언의 신빙성을 배척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원을 나서며 기자들 앞에 선 양 씨는 “사이버 성범죄는 다른 성범죄와 양상이 다르다”며 “피해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언제 또 다시 일어날지, 몇 년이나 지속될지도 모르는 범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 씨는 “저 뿐만 아니라 또 다른 피해자들도 추가 피해를 평생 두려워하며 살게 될 것”이라며 “사이버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하고, 무서운 범죄인지 경각심이 더 생겨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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