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아파트=현실지옥’, 목격자 “시신 발로 밀쳐 놓고 보이는 대로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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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17일 09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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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진주소방서 제공
사진=진주소방서 제공
최소 18명의 사상자를 낸 이른바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사건’ 목격자는 17일 경찰이 출동하기 전 상황에 대해 ‘생지옥’과 다름 없었다며 “주민들은 살려달라고 아우성이고 야단이 났다”고 증언했다.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사건 발생 아파트 옆 동에 거주한다고 밝힌 A 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싸움하는 소리인 줄 알고 내려왔다. 문도 다 닫힌 상태인데 들릴 정도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A 씨는 “그때가 한 (오전) 4시 정도 됐을 것 같다. (소리를 들은 게) 4시니까, 그 앞에 나갔을 때는 한 (4시) 10분 정도 됐을 것”이라며 “그때 가보니 이미 사람들은 죽어 있었다. 내가 죽어 있는 한 사람을 봤다. 바깥에 나와 쓰러져서 죽어 있는 건 한 사람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아파트는 불에) 타고 있는 상황이고, (사람들이) 대피해 있고, 또 (범인이 있는 아래로) 못 내려가니까 옥상으로 올라가고 그냥 아우성”이라며 “제가 왔을 때는 경찰이나 소방차가 안 왔을 때”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에 들어가면 안 되니까, 바깥에서 봤으니까, 범인을 보지는 못했다. (해당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의) 얘기를 들으니까 자기들이 목격했고, 칼로 휘두르고 해서 대피해 있다가 내려왔다(고 했다)”며 “칼에 찔린 사람도 만났는데, 그분은 칼끝으로 조금만 스쳤는데 뭐 난장판이었다고 그러더라. 시신은 막 발로 밀쳐 놓고”라고 말했다.

아울러 “(범인이) 2층에 서 있었다더라. (범인의 집은) 4층”이라며 “막 내려오는 사람, 이런 사람들을 막 (공격했다.) 피신하러 내려온 사람들, 연기가 많이 나고 불길이 있으니까 도피하러 막 내려오다가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끝으로 “어차피 범인은 불을 질러 놓고 칼을 들고 바깥으로 나왔으니까 완전히 계획적인 것”이라며 “(현장은) 정리됐고, 지금 소방차 와서 핏자국은 씻은 것 같고 지금 조사 중이다. 찔린 사람 얘기가 (현장에) 피 덩어리가 주먹만 한 게 흘러 있고 막 그렇다더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체포된 용의자 A 씨(43)는 이날 오전 4시 32분경 자신이 거주하는 경남 진주시 가좌동의 한 아파트 4층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초등학생 금모 씨(12) 등 5명이 사망했다. 흉기로 인한 부상자는 중상 3명, 경상 2명 등 5명이다. 방화로 인한 부상자는 연기 흡입 등으로 치료를 받는 8명이다. 경찰은 피해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A 씨는 경찰과 대치 끝에 오전 4시 50분경 검거됐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임금체불 때문에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무직으로 파악되고 있다.

경찰은 진주서장이 총괄하는 수사TF를 구성해 현장 탐문 및 피해자 조사 등 광범위한 초동수사를 진행한다.

또 지방청 피해자보호팀 7명, 인접 경찰서 전문상담관 23명 등을 투입해 1:1로 피해자들을 돌보고, 진주권 과수요원 15명을 투입해 현장을 정밀 감식할 계획이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진주소방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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