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불, 지상파3사 재난방송에 ‘수어통역’ 無…“불평등”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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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5일 1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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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지상파 3사 방송 캡처
사진=지상파 3사 방송 캡처
강원도 고성·속초와 인제 등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하지만 지상파 방송 3사 재난특보에 청각장애인 등을 위한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4일 밤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고성·속초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그런데 국가재난주관 방송국인 KBS는 물론, MBC 등 지상파 방송에 수어통역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불이 발생한 지역에 있는 분들은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그중에는 청각장애인 분들도 있을 것”이라며 “KBS, MBC는 재난특보에 수어통역을 도입하라. 장애인도 특보를 듣고 안전해질 권리를 보장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또 전장연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SBS도 재난특보에 수어통역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장애인이 처한 현실과 어려움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인터넷매체 ‘비마이너’도 이날 비판을 내놓았다. 이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고성·속초 화재가 국가적 재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KBS, MBC 어떤 방송에서도 수어통역이 지원되지 않고 있다. 농인뿐만 아니라 휠체어 탄 장애인은 어디로 어떻게 대피해야 하는지, 대피 정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지상파 3사는 5일 오전이 되어서야 수어통역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산불 피해 주민들이 이미 대피한 후에야 수어통역이 제공된 것이다.

한편, 방송통신위원회는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를 통해 장애인방송 의무 편성비율을 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방송사업자는 방통위가 인정하는 방송 시간 중 폐쇄자막방송 100%, 화면해설방송 10%, 한국수어방송 5%에 해당하는 장애인 방송물을 제작·편성하여야 한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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