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지옥’에 공청기 주문했는데… 배송 ‘감감무소식’

  • 뉴스1
  • 입력 2019년 3월 5일 15시 24분


스타일러·제습기도 ‘불티’, 수요 몰려 배송지연 사태

최악의 미세먼지가 이어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일대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길을 걷고 있다. . 2019.3.5/뉴스1 © News1
최악의 미세먼지가 이어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 일대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이 길을 걷고 있다. . 2019.3.5/뉴스1 © News1
#직장인 A씨는 미세먼지 스트레스에 최근 LG전자 스타일러를 구입했다. 미세먼지를 뒤집어 쓴 외투를 매일 빨 수도 없고 속 시원하게 먼지를 털고 싶어도 창문 열기가 두렵다. 큰 결심을 하고 지갑을 열었는데 2주가 지나도록 배송이 깜깜 무소식이다. 최근 부쩍 심해진 잿빛하늘에 한숨을 쉬며 오매불망 택배 기사님만 기다리는 나날이다.

연일 최악의 미세먼지 공습이 이어지면서 공기청정기는 물론 의류 관리기, 건조기 등 미세먼지 관련 가전제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날로 심해지는 미세먼지에 ‘더 이상은 못 참겠다’며 제품 구매에 나선 소비자들이 몰리면서 배송지연 사태까지 빚어지고 있다.

5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공기청정기 매출이 100% 급증했다.

공기청정기뿐만이 아니다. LG스타일러 등 의류관리기는 물론 의류건조기 매출도 급증세다. 같은 기간 의류관리기 매출은 118% 증가했다. 의류관리기는 바깥활동으로 미세먼지에 오염된 외투 등을 쉽게 관리해줘 최근 ‘미세먼지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제품이다. 공기청정기보다 대중화되지 않아 최근 매출 급증세가 더 두드러진다.

의류건조기도 매출이 50% 늘었다. 건조기는 건조 기능뿐만 아니라 먼지 제거 기능으로 각광받고 있다.

거실에 주로 설치하던 공기청정기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1가정, 1공기청정기’ 넘어 ‘1방 1공기청정기’ 시대가 열리고 있는 셈이다.

하이마트 매장 관계자는 “아직까지 공기청정기를 구매하지 않은 분들도 최근 매장을 방문해 가격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에 쓰던 분들도 아이들 방에 쓸 수 있도록 추가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청정 면적이 큰 대형제품 수요도 몰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40평대 이상 아파트 거실에서 주로 사용하는 (청정면적 기준) 20평대 이상의 모델이 인기”라며 “대형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3일까지 공기청정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0% 급증했다. 샤오미 등 ‘가성비’ 높은 공기청정기를 구입하는 채널로 주로 활용되는 해외직구도 공기청정기 매출이 73% 늘었다. 전방위 미세먼지 공습에 차에 두고 쓰는 공기청정기도 인기다. 차량용 공기청정기 매출은 171% 뛰었다.

제품 수요가 몰리자 배송지연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마치 ‘한여름 에어컨 대란‘을 연상시킬 정도다.

하이마트 등 대형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별다른 배송 문제가 없지만 소규모 판매상들이 많은 온라인에서는 배송이 지연되고 있다. 최대 2주 이상 소요되는 실정이다. 각종 온라인몰에는 배송지연 문의가 쇄도한다. 한 고객은 “지난달 22일에 공기청정기를 구매했는데 이달 2일이 배송 예정일이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고 푸념했다.

미세먼지 공포에 세탁물을 실내에서 건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때아닌 제습기 판매도 늘었다. 티몬에 따르면 최근 한달간(2월5일~3월4일) 제습기 판매량이 87% 증가했다. 공기청정기 판매량도 85% 증가했다. 주말 동안 미세먼지 마스크 판매량도 급증했다.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미세먼지 마스크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30배 넘게 폭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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