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빌려가 흥청망청 쓴 50대 아들 살해…노모 징역 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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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6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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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신용카드로 현금서비스를 받아 유흥비 등에 사용하자 격분해 50대 아들을 살해한 80대 노모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정정미)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80·여)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7년 8월 17일 오전 집에서 아들 B씨(58)에게 약물을 먹인 후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선원인 B씨는 원양어선을 타지 않거나 국내 해협을 운항하는 화물선에 전기·기관 등 업무를 하지 않는 동안 A씨의 집에서 함께 살았다.

A씨는 B씨가 배를 타지 않을 때에는 사행성 게임장에서 도박을 하거나 노래방에서 도우미와 유흥을 즐기는 등 분수에 맞지 않게 낭비를 일삼자 여러 차례 나무랐지만 소용 없었다.

그러다 2017년 8월 9일 B씨가 자신의 신용카드로 300만 원을 현금서비스 받아 쓰고, 이후 외박을 하면서 노래방에서 또 다시 자신의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현금서비스를 받아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것에 화가 치밀어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약물을 먹여 항거 불능인 상태에 빠지자 목을 졸라 질식시켜 살해했다.

A씨는 B씨가 지병인 심근경색으로 자연사하거나 제3자로부터 살해당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살해했다는 직접 증거가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법원이 조사한 증거들에서 인정되는 사정과 피해자의 사인이 심근경색이 아닌 경부압박으로 인한 질식임이 명백한 점, 자살이나 제3자의 범행 가능성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배제되는 점, 피해자 사망 무렵 피고인이 사망 현장인 집에 함께 있었다고 인정되는 점, 살해의 수단인 약물을 피고인이 소지하고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살해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미혼이었고, 이 사건 당시 교제 중이던 여성도 없었다. 피해자에게 재산이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큰 빚에 허덕이고 있었던 상황도 아니었다”며 “피해자는 주변으로부터 ‘천사’라고 불릴 만큼 내성적이고 순한 성격이어서 누군가에게 원한을 살 만한 성격도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전ㆍ충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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