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교과서, 2022년 국정에서 검정으로 전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월 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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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현재 국정교과서 체제로 발행되고 있는 초등학교의 사회와 수학, 과학 과목 교과서를 검정체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초등학교의 국정교과서 발행 체제를 깨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 전환 작업은 당장 올해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3, 4학년은 2022년부터, 5, 6학년은 2023년부터 검정 교과서로 공부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교육계 일각에서는 초등학교 교과서마저 정치 논쟁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사회 교과서를 검정화하는 과정에서 지난 정권에서 큰 논란이 됐던 역사교과서의 정치 편향성 문제가 다시 불거질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2일 교육부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금까지 정부 주도로 발행해 온 초등학교의 국정교과서를 검정체제로 일부 전환하기로 하고 최근 관련 작업에 착수했다. 1차 검정화 대상은 초등학교 3~6학년의 사회, 수학, 과학 과목이다.

교육부는 이달 중 초등학교 교과서의 검정화 계획을 발표하고 올 한해 검정화로의 체제 전환 작업을 추진해 2022년부터 3, 4학년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검정교과서를 확대해 나갈 방침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간 교육계에서 국가 주도의 교과서 발행이 시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인 고교교과서 자유발행제 도입에 발맞춰 초등학교 교과서 발행도 국정보다 좀 더 자유를 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유발행제는 검인정 교과서보다도 정부의 승인과정을 대폭 줄여 교과서 출판사나 각 사별 집필진의 자체 판단 권한을 크게 늘려주는 제도다. 교육부는 “교과서의 다양성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라며 “탈 국정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교육계에서 진보와 보수 간의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자칫 교과서의 자율화가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지난 정부가 검정 교과서의 좌편향성을 문제 삼아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큰 정치적 논쟁이 발생했던 만큼,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의 검정화 과정에서 초등학교 교과서마저 혼란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역사 교과서 논쟁 당시 진보진영에서 ‘초등학교 교과서도 검정화하라’고 요구한 것을 교육부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박근혜 지우기’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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