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 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
임 교수는 1996년 고려대 의대를 졸업하고 고려대 안암병원 교수를 거쳐 2006년 강북삼성병원에서 진료를 시작했다. 이후 우울증 치료와 자살 예방에 뛰어들었다. 임 교수가 지난해 10월 페이스북에 남긴 다른 글에는 그 계기가 적혀 있다. 전공의 시절 우울증으로 입원 치료를 받던 한 노인 환자가 퇴원한 지 며칠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하자 “이렇게 (환자 마음도 알아차리지 못하는) 아둔한 의사가 무슨 쓸모가 있나”라며 자책하다가 주변 사람의 자살 징후를 일찍 알아챌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는 이야기다. 그 고민의 결정판이 한국형 표준 자살예방교육 프로그램인 ‘보고 듣고 말하기’였다. 현재 보건복지부가 자살 예방 자원봉사자의 정식 교재로 쓰고 있다.
임 교수 본인도 심한 우울증에 빠져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 2012년 허리 디스크로 생긴 통증이 낫지 않자 이듬해 어느 날 새벽에 차를 몰고 나가 난간을 들이받으려고 마음먹었던 것. 하지만 집에서 차 열쇠를 찾다가 잠든 가족의 얼굴을 보고 마음을 접었다.
조건희 becom@donga.com·김민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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