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대 총장 선거에 무관심한 대학생들 “내 삶과는 상관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1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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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9일 오후 6시 서울대 근대법학교육백주년기념관 주산홀. 학생들이 초청해 열린 서울대 총장예비후보자 정책간담회에서 5명의 예비후보자는 서울대가 직면한 현안과 미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하지만 20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이 강당은 텅텅 비어있었다. 학생회와 학내언론 관계자를 제외하면 참관 학생은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서울대는 이번 27대 총장 선거부터 학생들의 의사를 반영한다. 최종후보 3명을 추리는 평가는 정책평가단(75%)과 총장추천위원회(25%)가 결정하는데, 정책평가단 몫 가운데 9.5%는 5월 총장 선거 때처럼 학생 투표 결과를 반영한다. 때문에 학생 투표가 총장 선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5월 총장 선거 당시 참여한 학생은 15%도 되지 않았다. 당시 총장 후보로 선출됐던 강대희 교수가 성추행 의혹으로 사퇴하면서 11월 9일 다시 투표를 실시하는데 이번에도 학생들의 관심은 낮다.

서울대 3학년 김모 씨(25)는 “지난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았고, 이번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누가 총장이 되든 내 삶과는 상관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9일 간담회에 참석했던 A 씨는 “이런 자리가 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취업이나 공부에 바쁜 다른 학생들이 무관심한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학내 사안에 무관심한 것은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다. 연세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은 투표율 미달 또는 후보자가 없어 총학생회를 구성하지 못했다. 연세대 3학년 B 씨는 “취업 준비로 바쁜 측면도 있지만, 학생 복지보다 학교 밖의 사안에 목소리를 내는 ‘운동권 학생회’에 정이 떨어진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홍석호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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