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신불수 부친 방치해 죽게한 아들 징역5년…“안일한 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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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7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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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존속살해 아닌 존속유기치사 죄만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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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신불수 상태의 부친을 방치해 사망하게 만든 40대 아들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순형)는 존속살해 및 성폭력범죄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42)에 징역 5년을 선고하고 80시간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17일 밝혔다.

재판부는 “부친이 죽기야 하겠느냐는 안일한 인식 하에 피해자를 방치함으로써 친부 사망이란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피해자가 심한 육체적·정신적 고통 속에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이고 그 피해는 어떤 방법으로도 회복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A씨가 도주하여 체포 되기 전 성매매 여성을 몰래 촬영하는 범행을 저질렀고 구치소에 수감되고 나서는 다른 수용자를 폭행한 점을 들어 “잘못을 뉘우치고 있거나 재범하지 않기로 다짐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가 피해자를 살해할 의사를 가지고 장기간 가출해 살해했다는 혐의를 인정하긴 부족하다”며 존속살해가 아닌 존속유기치사 죄만 인정한다고 부연했다.

A씨 부친은 2015년 반신불수가 되어 배우자이자 A씨 양모의 돌봄 아래 대소변을 보고 식사를 해왔다. 외아들인 A씨는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부친과 떨어져 살다가 2017년 초 양모가 사망하자 부친에 대한 부양을 떠맡게 됐다.

그러나 함께 살게 된 지 약 4개월만에 힘들고 짜증난다는 이유로 부친을 집에 홀로 두고 서너일 씩 집을 비웠다. A씨 부친은 요양시설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고 보유 재산도 부족하지 않았으나 A씨는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계속 방치했다.

2017년 말 10일간 집을 나가면서 음식과 물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아 부친은 결국 굶주림 속에 사망했다. 배우자가 살아있을 때만 해도 80~90㎏이었던 몸무게는 죽기 전 43㎏에 이를 정도로 야위었다.

한편 A씨는 지난 3월 모텔에 미리 촬영 장비를 준비해놓고 몰래 성매매 여성과의 성관계 장면을 촬영한 혐의도 받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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