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유치원 붕괴 위험” 민원 수차례…동작구청 “공사 관계자에 시정명령”

사진=YTN 갈무리

서울 동작구 다세대주택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진 사고는 현장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였다면 충분히 막을 수도 있었다.

상도동 주민들은 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 3~4월부터 유치원 건물에 금이 가는 등 이상 징후가 보여 수차례 동작구청에 민원을 넣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확실한 대처가 있었다면 공사장의 흙막이가 무너져내리는 일도 없었을 거라는 것.

붕괴 위험 민원을 접수 받고도 사고를 막지 못했던 사례는 불과 몇 달 전에도 있었다. 용산구청은 올 6월 서울 용산의 4층짜리 건물 붕괴 사고 때 세입자의 민원을 접수 받았지만 소유주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당시 세입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반이 침하돼 건물이 살짝 주저앉고 있다고 구청에 연락했는데 그 다음날 찾아왔다. 하지만 그 이후에 답이 없었다”고 주장하며 초동대처가 있었다면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올 3월 상도유치원 건물이 위험하다는 의뢰를 받고 현장조사를 진행해 붕괴 위험을 지적했다는 이수곤 서울시립대 교수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제가 5개월 전에 봤는데 그동안 뭐 했나”면서 “제가 보기에는 구청이나 시청이나 국토교통부 이런 사람들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스템이 없다”며 “이걸 주민들이 아무리 이야기해도 그게 시정이 안 되고 궁극적으로 붕괴까지 되지 않았냐”고 꼬집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이날 동아닷컴과 통화에서 “상도유치원 관계자가 몇 차례 사고 위험 관련 민원을 제기했다”면서 “접수된 민원은 공사 관계자에게 전달해 시정 명령을 했다”고 해명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